KBS ‘연예대상’, 김준호 개인사 위로장인가! [오예린의 어퍼컷]

입력 2014-12-29 06:46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KBS 2TV

KBS ‘2014 연예대상’은 김준호를 위한 시상식이었다. 그에 대한 위로와 격려가 수없이 언급됐고 때문에 시상식 분위기는 숙연하고 우울했다.

최근 김준호는 공동으로 코코엔터테인먼트를 이끌고 있던 A대표의 횡령사건으로 경영 위기를 겪게됐다. 이로인해 소속사 개그맨들의 출연료가 제대로 지급되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제기되기면서 분열설이 나오기도 했다. 이 때문이었을까. 후배 개그맨들은 마치 분열설을 의식하듯 너도나도 수상소감에서 김준호를 언급하며 결속력을 과시했다.

대상 후보에 오른 김준호의 지지자로 나선 김준현은 “준호 형이 굉장히 힘들다. 옆에서 봐도 힘들어 보인다. 그렇게 힘든 일이 있으면서도 웃기려고 굉장히 노력한다”며 “많은 분들이 걱정하시는데 우리가 정말 똘똘 뭉쳐서 이겨내고 있으니 너무 많은 걱정은 안하셔도 된다”고 말했다. 이를 지켜본 김준호는 눈물을 훔쳤다. 이후 조윤호도 코미디 부문 우수상을 수상한 뒤 김준호를 언급했고, 김지민도 쇼오락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뒤 또 다시 김준호를 언급했다. 그 때마다 카메라는 굳은 표정을 짓고 있는 김준호를 비췄다.

처음에는 감동적이었지만 김준호에 대한 언급이 반복 될수록 시상식의 축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코코엔터테인먼트 사건이 개그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는 하지만 그곳은 엄연히 시상식이었다. 계그계 뿐만 아니라 방송계 선·후배들이 모두 모여 한 해동안 고생했던 사람들을 축하해주고 마무리하는 자리다. 다른 팀들도 함께 즐기는 자리에서 김준호에게 초점이 쏠리게 되면서 점점 시상식 분위기는 숙연해지고 우울해졌다.

김준호를 향한 후배들의 마음은 충분히 전달됐다. 하지만 그로인해 KBS 예능프로그램의 한 해를 마무리짓는 시상식은 우울 그 자체가 되었버렸다. 김준현은 “너무 많은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날 김준호를 위한 후배 개그맨들의 걱정과 격려는 오히려 대중의 걱정을 넘어선 것 같았다. 자리에 대한 구분 없이 자신들의 결속력만을 보여주려 했던 김준호를 향한 후배들의 지나친 사랑이 아쉬운 자리였다. KBS 연예대상은 김준호의 사업문제의 위로의 장이 아니다. KBS 연예대상은 공적인 자리이며 수천만 시청자가 지켜보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