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산업 결산과 전망] 정보유출·KB사태 넘어… 핀테크·기술금융 시대로

입력 2014-12-2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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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카드3사 개인정보 1억건 유출 사고…KB 내분 여파 최수현 금감원장 물러나창조경제 발맞춰 기술금융 한층 활성화…모바일 기반 스마트뱅킹 ‘핀테크’ 본격화

올해 국내 금융권은 어느 때보다도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한해를 보냈다. 연초 카드3사 정보유출 사고로 뜨겁게 달궈졌던 금융계는 하반기 KB금융 내분 사태로 회장과 행장이 동반 사퇴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런 일련의 사태 때문에 최수현 전 금융감독원장이 자리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경기 침체로 인한 불황은 금융사들을 더욱 힘들게 했다. 이제 어두운 터널을 벗어나 다시 도약을 준비 중인 금융계이지만 이 과정에서 수많은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어야만 했다.

박근혜 정부의 관피아 배제 방침에 따라 관료 출신들이 금융업계를 떠나고 있지만 ‘서금회(서강금융인회)’ 출신 인물들이 자리를 꿰차면서 새로운 관치금융이 등장하고 있다.

이처럼 사회적으로 수많은 사건·사고로 뜨겁게 달아 올랐던 금융권에도 새로운 키워드들이 생겨나면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먼저 정부의 창조경제 코드에 맞춰 ‘기술금융’이 금융권의 최대 화두가 됐다. 신제윤 위원장이 직접 발 벗고 나서 활성화를 요구하자 기술금융 시장도 급격하게 팽창했다. 이에 은행권 기술신용대출 실적은 지난 7월 말 1922억원에서 이달 12일 기준 6조6634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올해 확산된 기술금융은 정부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내년에도 이어져 기술금융의 증가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정부는 내년 경제정책 방향에서 기술금융 활성화를 위해 기술신용 평가를 기반으로 한 신용대출 및 정책 사업에 대한 적용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내년에는 기술금융과 함께 핀테크(fintec) 시대도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금융회사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전망이다. 핀테크란 금융(financial)과 기술(technique)을 융합한 서비스를 뜻하는 말로,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금융 서비스 전반을 의미한다.

과거 은행 창구에 줄을 서 금융업무를 보아야 했지만 최근 국내 은행들은 핀테크를 활용해 탈 점포화를 시도하고 있으며 효율적인 경영을 위해 인터넷과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폰 뱅킹을 활성화하고 있다.

국내에는 뱅크월렛카카오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모바일 송금이 가능해지자 IT기업의 금융시장 진출이 본격화됐다. 산업자본의 금융업 진출을 방지하는 규제로 인해 개발이 끝났음에도 본격적인 서비스가 미뤄지고 있지만 이는 국내 핀테크 시대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핀테크 시대를 향한 정부의 의지 역시 강력하다. 신제윤 위원장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혁신적 IT·금융 융합서비스를 창출하기 위해 규제 개선과 함께 소비자보호 및 정보 보안을 동시에 고려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핀테크 시대가 내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장민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은 금융서비스 제공의 중심으로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과 유기적 협력체계를 구축해 융복합 과정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밝음 속에 어두움이 공존하는 것처럼 금융권에도 기회와 함께 위기도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금융연구원은 내년 금융권에 △금융소비자보호 강화 △기업구조조정 본격화 △중·일 등 아시아계 금융회사의 국내시장 점유율 확대 △저성장 고령화 금융 본격화 등 위기의 순간이 봉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 성장성,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어 이자보상비율이 취약한 기업들의 부실 위험이 커질 것”이라며 “중국계 은행은 경제력 확장에 힘입어 4000조원이 넘는 외환보유고를 가지고 있는 데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 금융 글로벌화 의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으로 중국의 한국 금융시장 진출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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