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허브공항을 표방하는 인천공항이 곳곳에서 물이 새고 벽에 금이 가는 등 부실공사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건설교통위원회 한나라당 박승환 의원이 인천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인천공항 시설물 하자보수 내역’ 자료에 따르면 물탱크 누수, 바닥균열, 보도 블럭 침하 등 크고 작은 하자가 2006년 현재까지 총 1462건이나 발생했고, 이들 하자를 수리하는데 드는 비용만도 연간 23억원이 넘게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전체 하자 발생건수의 40%를 차지한 577건의 하자는 인천 공항이 개항한 첫해부터 발생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자 내역을 살펴보면 시공에 수십억에서 수백억을 들였다는 공항공사의 설명이 무색할 만큼 공항내 각종 시설과 장치들이 엉망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박의원은 지적했다.
무인자동열차(IAT) 및 수하물 처리시스템(BHS)의 경우 콘크리트가 갈라지고 조인트 충진재가 탈락하는 등 매년 10여건의 하자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나, 공항공사는 근본적인 원인 진단 없이 에폭시 수지로 빈틈을 메우는 등의 ‘땜질’ 보수로 일관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항내 건물별로는 부대건물로 분류되는 관제탑, 관리청사 등에서 발생한 하자가 558건으로 가장 많았고, 승객들이 이용하는 여객터미널에서 발생한 하자도 215건이나 됐다. 엘리베이터 같은 승강시설물의 하자도 12건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공항공사 측은 "시공 잘못으로 발생한 하자인만큼 보수 비용도 시공 업체가 지불해야 하는 것"이라며 업체 측에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하고 있어 조속한 하자보수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박의원은 “바닥 석재 파손, 유리 펜스 안전필름 훼손, 유리 파손 등 마감 공사의 부실로 인한 하자가 상당히 많아 안전 사고의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공항공사는 공사가 비용 부담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그간 발생한 승객의 불편과 안전사고 위험, 공항의 위상 추락에 대한 비용에 대해서는 간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