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남자들 안되겠네.”, “터키놈들은 모두 자기네 나라로 쫓아 버려야 한다.”, “에네스 카야 때문에 터키가 싫어졌음.”
위의 말들은 에네스 카야의 ‘총각행세’ 논란 기사에 달린 댓글들이다. 에네스 카야는 JTBC 예능프로그램‘비정상회담’에서 ‘터키 유생’이라는 캐릭터로 인기를 끌었다. 방송에서 보수적인 이미지를 보여왔던 그가 총각행세를 하며 여성들과 부적절관 관계를 유지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대중들의 실망은 극에 달했다. 특히 일부 대중들의 실망은 에네스 카야에게만 그치지 않았고, 터키와 터키인들, 무슬림까지 확장시켰다.
터키는 한국전쟁 때 미국 다음으로 많은 군인을 파병한 나라다. 지금까지도 양국은 서로를 ‘형제의 나라’로 부르며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에네스 카야 사건으로 인해 양국 네티즌의 사이에는 냉기류가 흐르고 있다. 8일 터키 한인회에 글을 남긴 한 네티즌은 “터키, 이슬람에 대해 욕하는 소수의 한국인들 때문에 한국을 욕한다. 한국 전쟁 때 도와준 나라가 우리고 너희를 살려준 나라가 우린데 어떻게 우리한테 이렇게 하냐고 말한다”며 에네스 카야 사건 이후 터키 네티즌들의 반응을 전했다. 실제 일부 터키 네티즌들은 에네스 카야를 둘러싼 논란에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네스 카야 한 명의 잘못을 전체 집단의 잘못으로 비약시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에네스 카야 개인에 대한 실망감을 그의 국적과 종교에 대한 비난으로까지 확장시키는 것은 성숙하지 못한 의식이며 일차원적인 생각이다. 우리나라는 집단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개인의 문제를 집단으로 확대시키려는 경향이 있다. 개인을 집단으로 확대 시켜 보는 우리의 경향을 알고 있었기에 어쩌면 에네스 카야도 ‘형제의 나라’에서 왔음을 더욱 강조했을지도 모른다. 에네스 카야에 대한 실망감이 큰 이유도 결국은 여기서 비롯된다. 우리가 터키에게 가진 우호적인 감정이 에네스 카야에 대한 불필요한 환상을 만들어 냈고 결국은 그 환상이 우리에게 더 큰 실망감을 안긴 것이다. 이제는 우리도 개인과 집단에 대해 생각의 선을 분명히 그을 수 있어야 한다. 에네스 카야와 터키를 동일시 하지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