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차익잔고 3조원, 과연 매물 폭탄인가?

입력 2006-10-23 17:22수정 2006-10-23 17:24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외인 매도시 폭탄위력 VS. 순차적 매물화 예상

매수차익잔고가 지난 7월 중순이후 4개월째 증가하며 지난 주말 3조원을 넘어섰다.

이같은 사상최대의 매수차익잔고를 바라보는 시장의 분석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일단, 양호한 시장베이시스로 인해 청산기회를 맞지 못하고 있지만, 언제든 시장을 폭락시킬 수 있는 '매물 시한폭탄'이라는 입장과 함께 역으로 외국인의 향후 국내 증시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반영했다는 것이다.

특히 외국인이 현물을 매도하는 가운데 선물을 지속적으로 매수하며 지수상승에 베팅하고 있어 선물시장 수급에 따른 프로그램 매매, 즉 선물이 현물시장을 뒤흔드는 '웩더독(Wag the dog) 현상'이 심화되는 상황이다.

◆대체 매수세 관건...급격한 하락 가능성 존재

대우증권은 23일 3조원대의 매수차익잔고에 대해 추가누적이 가능하며, 감소세로 반전하기는 한동안 어려울 것이나 지수 상승 견인력 약화가 불가피한 만큼 대체 매수세가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에 있어 차익거래와 관련된 핵심이슈는 대량 PR매매에 의한 시장 충격 혹은 지수 급등락"이라며 "과거 경험상 어떤 방법으로도 차익거래를 막을 수 없었다"고 현재 웩더독 현상 해결을 위해서는 현물과 선물의 균형, 선물 내 투가와 차익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웩더독 해결의 가장 바람직한 방법으로 상대적으로 주식시장의 거래규모를 늘여 선물시장과 균형을 이루는 동시에 차익거래 조건을 완화시켜 오히려 차익거래 규모를 더욱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 연구원은 또 "현재 선물시장 매수차익잔고는 그동안 차익거래에 참여하지 않던 외국계 기관들의 참여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과거 매수차익고점을 감안할때 3000억원가량의 추가 매수차익거래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외국인의 선물매수가 펀더멘털에 근거한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막연한 매도반전 불안감은 가질 필요가 없다"면서도 "대체 매수세가 없는 이상 상승은 완만하게, 하락은 급진전일 것이므로 매수에 욕심을 버리고 매도는 한 타이밍 늦게 따라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분석했다.

◆3조원 숫자에 집착 말라...한동안 매물화 가능성 낮아

반면,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수차익잔고가 3조원을 넘어섰으나 이중 적지않은 물량이 허수일 수 있다"며 "매수차익잔고 숫자에 연연하기보다 왜 이렇게 많이 쌓이게 됐는가에 촛점을 맞춰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지수상승과 더불어 베이시스가 좋아지며 후행적으로 매수차익잔고가 늘어났으며, 여기에 투자자들이 매수차익잔고 진입과 청산을 각각 다른 증권사에서 결제하며 오류가 더해졌을 것이란 시각이다. 실제로 국내외 기관들의 경우 선물매매시 5개 증권사 이상의 계좌를 이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결국 이같은 고점대의 매수차익잔고는 베이시스가 좋기 때문이며, 이에 따라 신규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3조원의 매수차익잔고를 매물 폭탄으로 여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는 베이시스가 추세를 띄고 있어 급격히 악화되긴 힘들며, 하락시에도 계단식의 하락 흐름을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베이시스가 1포인트 내외일 때 3000억~5000억원의 매수차익잔고가 청산될 수 있으나, 이는 11월 옵션만기일까지는 현실화되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최창규 연구원은 "현재 현물시장의 모멘텀이 약한데 반해 선물시장이 상대적 강세를 보이는 만큼 현물시장의 수급이나 여건이 호전될 경우 차익 프로그램 매수세는 정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