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유 미래산업부 기자
안 위원장은 올해 재합의 과정을 걷고 있는 중소기업 적합업종보다는 자율합의를 내세운 ‘상생협약’을 줄곧 강조하고 있다. 전임 유장희 위원장 때와는 다른 행보로, 그동안 동반위 수장들과 확실한 차별성을 두려는 모습이다. 실제 안 위원장은 지난 3일 가진 송년 기자간담회에서도 “부임 후 가장 방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상생 협력”이라며 “기업 생태계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신사협정”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안 위원장은 취임 후 지금까지 CJ, BGF리테일, 신세계, 포스코, 이랜드 등 5개 대기업들과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앞으로 롯데, SK와도 상생협약을 체결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3기 동반위가 새로운 수장과 함께 의욕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떨어질 대로 떨어진 동반위의 위상을 다시 세우고자 불과 5개월 만에 대기업과의 상생협약을 잇따라 체결한 것도 괄목할 만한 성과로 비춰진다.
하지만 중소기업계에선 이 같은 3기 동반위의 행보에 ‘알맹이’가 없다고 지적한다. 방향성이 없다는 얘기다. 안 위원장이 강조하는 자율합의와 상생협약은 대·중소기업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로 양측의 중재를 이끌어내겠다는 것인데, 현실에선 쉽지 않은 일이다. 생존권이 달린 중소기업계 입장에선 적합업종이란 확실한 대안을 포기하라는 소리 없는 압박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 진행 중인 적합업종 재합의, 신규 지정과 관련해 동반위가 확실한 방향성을 보여줘야 한다. 상생협약은 큰 틀에서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상징적인 역할을 하되, 중소기업들의 생계와 직결된 적합업종 지정에선 당초 취지에 맞게 움직임을 보여야 하는 게 맞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을 보호하겠다는 당초 동반위의 설립 취지에 맞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