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수련의(레지던트)에게도 추가 근로시간만큼 각종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교육기간이라는 구실로 수련의에게 수당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던 의료계 관행이 상당부분 개선될것으로 보인다.
대전고법 민사3부(재판장 신귀섭 부장판사)는 수련의 최모씨가 병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병원은 최씨에게 33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고 1일 밝혔다.
재판부는 "전문의가 되기 위해 반드시 정해진 기간 수련해야 하는 입장에서 병원 측 급여지급 기준에 이의를 제기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그동안 수련의나 전공의들이 아무런 이의 없이 병원이 정한 급여를 수령해 온 사실만으로 이들이 포괄임금제를 수용 또는 합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수련의나 전공의 교육을 위해 병원들이 상당한 비용을 부담하고 있음은 인정되나 이는 의료 분야의 전문성과 공익성 등에 따른 것으로 정책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 수련의 등의 근로 제공이나 급여를 적게 지급하는 것으로 해결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최씨는 2010년 3월~12월 대전 A병원에서 수련의로 근무했다. 최씨는 연장근로수당과 야간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 등 2억3000여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고, 병원은 '포괄임금제가 적용되므로 각종 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