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어슈어 뱅크’ 꿈 접나

입력 2014-12-01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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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10년 전부터 해 왔습니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그토록 바라던 ‘어슈어(assure bank) 뱅크’의 꿈이 결국 무산됐다. 우리은행 경영권 인수를 위해 올해 초부터 공언을 하고 다녔지만 대주주 적격성 등 수많은 난제들을 해결하지 못해 끝내 포기했다.

지난 2000년 창업주이자 아버지인 신용호 전 명예회장의 부름을 받고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한 신창재 회장은 줄곧 은행 인수에 대한 원대한 꿈을 내비쳤다. 은행을 인수해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다.

올해 초부터는 신 회장이 우리은행에 대한 인수를 공식적으로 표명하면서 우리은행 인수전에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특히 신 회장은 우리은행을 인수하기 위해 해외 투자자들까지 직접 만나는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신 회장이 은행 인수에 집착하는 이유는 외형을 불리기 위해서다. 보험업계가 장기 불황에 빠지면서‘빅3’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어 신 회장이 우리은행 인수로 새로운 전환점을 찾으려는 복안이다.

신 회장은 교보생명 창립 50주년인 오는 2015년까지 교보생명을 자산 100조원, 연간 1조원의 당기순이익을 창출하는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남은 시간은 1년여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한 신 회장의 복안이 우리은행 인수였다.

과거에도 교보생명은 1995년 장기신용은행이 갖고 있던 하나은행 주식을 사들여 8%의 지분율로 하나은행의 1대 주주가 되기도 했다. 이 지분은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전량 매각했다.

신 회장의‘어슈어 뱅크’꿈은 이번에도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최대주주가 신 회장(지분 34%) 개인이어서 대주주 적격성에 위배된다는 시장의 평가와 우리은행 인수에 소요되는 비용 부담 때문에 중도 포기했다. 그러나 교보는 우리은행 인수 백지화가 아닌 ‘유보’라는 표현으로 미련을 남겨 두었다.

업계 관계자는 “개인 최대주주라는 점이 향후 우리은행 경영권 지분 인수에서 특혜 시비나 논란을 불러 일으킬 수 있었을 것”이라며“대주주 적격성에 대한 논란이 커지면서 재무적 투자자(FI) 모집도 힘들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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