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여성 고용률·경제활동참가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고용 선진국 평균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여율은 고용선진국 대비 두 배에 달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5일 ‘고용선진국과 한국의 노동시장 지표 및 유연안정성 비교’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생산가능인구, 경제활동인구, 취업자 수 등 노동시장지표를 비교한 결과 OECD 고용선진국 7개국의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비교 대상이 된 고용선진국은 인구 1000만명, 고용률 70% 이상인 미국, 독일, 일본, 캐나다, 영국, 호주, 네덜란드 등 OECD 7개 회원국이다.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남녀경제활동참가율(경활율)은 2012년을 기준으로 각각 41.6%, 23.0%로 나타나 고용선진국 평균 19.5%, 10.5%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았다. 65세 이상 남녀고용률도 각각 40.7%, 22.6%로, 고용선진국 평균 18.6%, 10.2%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았다.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취약점으로는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이 낮은 점이 지적됐다. 2012년 기준 25~54세 여성 경활율은 62.8%로 OECD 고용선진국 평균 76.2%와 13.4%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동일 연령대의 여성 고용률도 61.2%로 고용선진국의 71.7%보다 10.5%포인트 낮았다.
반면 남성의 경우 경활율은 90.7%로 고용선진국 평균 91.2%와 거의 유사하며, 고용률은 87.8%로 오히려 고용선진국 평균 85.8%보다도 높았다. 한경연은 이에 대해 “출산·육아기를 기점으로 하락하는 M자형 생애주기 패턴 때문”이라며 “여성의 경력단절 방지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여성 단시간근로자의 경우 우리나라는 15.0%로 고용선진국의 28.2%에 비해 약 13%포인트 낮았다. 출산·육아기 여성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안정성에서는 지난 15년간(1998~2013) 유연성은 떨어지고 안정성도 크게 개선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시장 유연성은 1998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2013년에 OECD 22개국 중 프랑스, 그리스 다음으로 경직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안정성 개선을 위해 비정규직 보호법 등을 시행했지만, 풍선효과로 시간제 일자리 같은 비정규직 고용안정성이 떨어지는 등 안정성도 OECD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한경연 관계자는 “1998년 우리보다 노동시장이 경직적이었던 남유럽 국가들도 노동시장 유연성과 안정성이 모두 개선돼 왔다”며 “우리나라도 앞으로 노동력 사용에 대한 직접적 규제를 철폐하고 불합리한 차별을 금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