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예산을 늘리고도 잇단 오보로 국민적 비판을 받고 있는 기상청이 올해 또다시 예산을 대폭 증액한 것으로 밝혀졌다. 여기에 국회 예결위까지 추가 증액에 동참하면서 기상청이 ‘돈 먹는 하마’가 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0일 예산결산특위 예산안등조정소위에 따르면 기상청은 내년도 예산을 올해보다 84억7100만원을 증액해 책정했으며, 예결위에서 여기에 추가로 130억원을 올려 총 210억원이 증액됐다. 기상청은 지난 2012년 2935억원의 예산을 편성했으며, 지난해 3188억원, 올해 3490억원으로 액수를 매년 늘려왔다.
이번에 예결위에서 증액된 사업은 총 7건이며 주로 기상연구와 장기예보 시스템구축비 관련항목이 큰 폭을 차지하고 있었다. 우선 재해기상연구센터 설립 운영사업의 경우 독립청사 신축에 무려 50억원이 추가됐고, 기상청 청사시설 관리사업에도 정읍기상대 내 천문기상과학체험시설 구축을 단지 조기 완공시키겠다는 명분으로 30억원 추가했다.
이밖에 이상기후 대응을 위한 장기예보 서비스 체계 구축사업의 경우도 정확도 향상을 이유로 17억원, 수요자 맞춤형 장기예보 전달체계 구축에 8억원 등 총 25억원이 늘어났고, 개도국 기상기후업무 수행기반 구축운영 지원(ODA)사업에 12억원, 생활산업기상정보시스템사업에도 10억원이 각각 증액됐다.
반면 예결위가 감액한 사업은 총 5건이며 액수는 31억2000만원에 불과했다. 기상산업활성화사업의 경우 세부사업의 내용이 유사하다는 이유로 8억원을 감액했지만, 기상산업진흥원이 사용하고 있는 청사 노후화에 대책 마련용으로 15억원을 증액하면서 결과적으로 7억원 증액한 셈이 됐다.
하지만 지난달 국회 국정감사에 따르면 기상청의 비가 내린 날 예보적중률은 40%대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해일특보는 17건 중 4건만 맞았다. 여기에 중발 미세먼지 예보가 번번이 빗나가 국민들은 불편을 겪어야 했으며, 황사예보도 2012년 당시 정확도가 42.3%로 절반에도 못 미쳤다. 그러면서 기상청은 3년간 무려 100억 원의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