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가 정치권의 법인세 증세 논의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반면 야당과 일부 시민단체는 세수 확충과 소득불평등 개선 등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라며 맞서고 있다.
17일 정치권, 재계에 따르면 최근 국회 증세 논란에 법인세가 중심에 섰다. 여당은 국가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반대하는 반면 야당은 부자 감세 철회 주장과 함께 법인세 증세를 요구하고 있다.
경제계는 이러한 법인세 증세 논란을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고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야당이 담뱃세·자동차세·주민세 등 서민 증세 바람을 잠재우기 위해 법인세 증세 카드를 들고 나온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들은 장기 불황으로 기업들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저조한 상황에서 법인세 인상 논의 자체에 대해 큰 우려를 나타냈다. 전경련 금융조세팀 홍성일 팀장은 “법인세는 기업 활동과 직결되는 만큼 증세 논의는 매우 신중해야 한다”면서 “특히 지금같이 기업의 상황이 안좋은 시기에 세금을 올린다는 것이 적절한지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각국이 기업 활동을 촉진시켜 경제 활성화를 유도하고자 법인세를 낮추는 추세인데 우리나라만 역행하려하는 것”이라며 “법인세 증세는 국내 기업의 엑소더스를 부추기고 외국 기업의 국내 투자를 가로막아 우리 경제의 근원적인 경쟁력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부족한 세수 확충을 위해서는 세율을 올리기보다 투자여건 조성과 세 부담 완화를 통해 세원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대기업으로 갈수록 감세 효과가 큰 만큼 소득에 따른 조세형평성 차원에서도 법인세 증세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실련 경제정의연구소 권오인 팀장은 “현재 법인세가 20% 초반대라고 하더라도 각종 조세감면 혜택 등을 통해 실효세율은 10% 대에 머물러 있다”며 법인세 인상의 타탕성을 주장했다. 더불어 권 팀장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2009년 25%에서 22%로 내린 법인세율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것인 만큼 엄밀히 증세가 아닌 환원”이라며 “지금껏 의견이 분분한 사내유보금 과세보다 법인세를 정상화하는 게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