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늘에 ‘울고’ 허윤경에 ‘웃고’…누가 골프용품 후원사를 울렸나

입력 2014-11-12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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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늘(좌)과 허윤경. (KLPGA)

“아~!” 긴 탄성이 터져 나왔다. 김하늘(26ㆍ비씨카드)의 세컨샷이 워터해저드로 들어갔다. 지난 9월 강원 평창의 휘닉스파크 골프장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KDB대우증권 클래식 마지막 날 김하늘과 전인지(20ㆍ하이트진로)의 연장전 장면이다. 김하늘의 세컨샷 실수로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전인지는 이날 시즌 두 번째 우승컵을 안았고, 김하늘은 시즌 5번째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탄성의 주인공은 김하늘이 아니다. 그의 가족도, 갤러리도 아니었다. 그의 용품을 후원하는 혼마골프 관계자들이다.

이들은 계약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에 주목한다. 선수들의 성적은 해당 브랜드의 성능으로 인식될 수 있다. 계약 선수들의 호성적은 높은 매출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부진한 성적은 성능이 떨어지는 클럽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

최근 골프용품 브랜드의 선수 후원·마케팅이 부쩍 늘었다. 브랜드를 알리는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골프용품 브랜드의 선수 후원·마케팅은 전쟁을 방불케 한다. 후원 선수가 경쟁사 브랜드 후원 선수에게 패하면 한동안 후유증에 시달린다.

박상석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골프숍 매니저는 “소비자들은 트랜드에 민감하다. 작년에는 박인비의 호성적으로 ‘박인비 드라이버(젝시오)’와 ‘박인비 퍼터(오디세이)’가 대세였다면 올해는 ‘김효주 볼(스릭슨)’이 잘 나간다”며 “아직도 유명 선수들의 용품 판매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골프용품사가 선수 마케팅에 집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러나 선수 마케팅에 뛰어는 모든 용품사 중 활짝 웃은 브랜드는 일부에 불과하다.

올해 선수 마케팅의 최대 수혜 브랜드는 던롭과 혼마골프다. 지난해 박인비(26ㆍKB금융그룹)의 선전으로 재미를 본 던롭은 올해도 박인비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박인비는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3승과 세계랭킹 1위 탈환으로 지난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던롭은 올해 초 김효주(19ㆍ롯데)와 골프공 사용 계약, 박인비 특수 못지않은 화제를 낳았다. 김효주는 올해 KLPGA투어 5승을 차지하며 상금왕과 대상을 확정지었다. 또 L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내년 시즌 LPGA투어 출전권을 획득, 국내 골프계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혼마골프는 두 토끼 사냥에 성공했다. 젊은 클럽으로의 이미지 변신을 위해 선수 마케팅을 시작해 최강 골프단으로 우뚝 섰다. 김하늘, 김혜윤(25ㆍ비씨카드), 이승현(23ㆍ우리투자증권), 허윤경(24ㆍSBI), 김다나(25ㆍ넵스)로 구성된 팀혼마는 올해 허윤경(2승)과 이승현(1승)이 3승을 합작하며 명성을 이었다.

국산 골프볼 브랜드 볼빅은 이미향(21)의 미즈노 클래식 우승으로 다시 한 번 국산 브랜드를 입지를 다졌다. 지난해 이일희(26)의 우승으로 첫 우승 선수를 배출한 볼빅은 타이틀리스트, 스릭슨 등 외국 브랜드 틈바구니 속에서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퍼터 피팅으로 유명한 핑은 전인지의 2승으로 체면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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