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중국, 투자비중 12%포인트 감축시 한국 GDP 1.4% 줄 수도”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 하락하면 한국도 0.08~0.17% 성장률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이 아시아 금융위기 전후 위기 국가들 수준으로 투자 비중을 급격히 줄이면 한국의 GDP가 1.4% 내외로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정규철 한국경제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이 10일 발표한 ‘중국경제 구조변화가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한국의 대중국 수출 70% 이상이 중국 경제둔화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중국 수출의 84%가 중간재이지만, 이 중 3분의 2가량이 중국의 최종수요와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중국으로 수출된 중국은 가공 후 미국, EU 등 최종재로 수출되기 때문에 중국의 내수변동이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컸다.
정 연구위원은 “대중국 수출품이 최종재로서 중국 내수로 직접 흡수되는 비중(16%)은 낮지만 중간재 수출이 중국 내 생산과정을 거친 후 내수(대중국 수출품중 비중 55%)로 이어지는 비중이 훨씬 더 높다”면서 “대중국 수출품중 중국 자체의 수요에 영향을 받는 비중을 합치면 71%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한국 GDP에 미치는 영향 측면에서도 중국 내수의 중요도는 20.2%로 유럽연합(EU)나 미국보다 높다고 분석했다.
이에 비춰볼 때 중국 성장률 1% 하락 시 수출 경로를 통해 우리나라 성장률이 떨어지는 정도는 0.08%일 것으로 추정됐다. 여기에 중국의 성장 둔화로 인한 제3국의 경기 위축과 소득 하락 효과까지 고려할 경우 성장률 하락치는 0.17%로 확대된다.
또 중국의 GDP 1% 하락이 전적으로 소비 둔화에 기인할 경우 우리나라 GDP에 미치는 영향은 0.05%인 데 반해, 투자 위축에 의한 성장세 둔화일 경우, 그 영향은 0.12%로 소비둔화의 배 이상인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중국의 소비보다 투자에 연동된 비중이 더 높기 때문이다.
이같은 추정치를 토대로 중국의 투자 둔화가 한국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시나리오별로 환산하면 한국의 GDP는 시차를 두고 최대 1.4% 감소할 것으로 관측됐다.
KDI는 중국경제의 성장세 둔화, 구조 변화 등이 임박한 시점에서 우리나라는 중국 이외 지역으로 수출시장과 수출품목을 다각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 연구위원은 “중국 경제의 성장세 둔화 및 구조 변화는 한국의 부가가치 창출에 작지 않은 부정적인 요인이 된다”면서 “중국 이외의 신흥시장을 개척하고 대중국 수출은 투자보다 소비와 연결된 부분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