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그룹(회장 김홍국)이 팬오션 인수 참여를 통해 글로벌 곡물사업 진출을 모색한다고 4일 밝혔다.
하림그룹은 이날 팬오션 매각 주간사인 삼일회계법인에 그룹 내 지주회사인 제일홀딩스를 인수 주체로 한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하림그룹은 이날 제출한 인수의향서를 통해 “곡물 벌크 운송 인프라를 갖춘 팬오션과의 결합으로 식품 및 축산업계의 숙원인 국제 곡물유통사업 진출을 시도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세계 6~7위권의 곡물 수입국이지만 조달의 전 과정을 국제 곡물메이저들에 의존하고 있어 사실상 자주권을 상실한 처지다.
하림그룹은 이에따라 국내 기업의 곡물유통사업 진출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곡물에 대한 안정적 수요기반을 가진 기업과 해상운송 기반을 가진 업체간 결합이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곡물자급률은 2013년말 현재 23.1%에 불과하고 특히 사료곡물의 해외 의존도는 97.3%로 사실상 전량 해외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반면 곡물의 대부분을 해외에 의존하는 일본의 경우 (곡물자급률 28%) 전체 수입물량의 96%를 자국의 곡물유통기업(이토추, 미쓰이, 마루베니 등)이 담당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일부 수입물량(10%)이 일본기업을 통해 조달되고 있다.
닭고기 사업에서 출발한 하림그룹은 사료, 축산, 식품가공 및 유통사업 등으로 확장하며 미국과 중국, 동남아시아 등에 진출, 2014년 현재 국내외 50여개 법인으로 구성된 종합식품서비스 그룹으로 성장했으며, 2013년 매출액은 4조 8000억원을 기록했다.
하림그룹은 국내 민간기업 중 사료생산 시장점유율 1위(사료부문 연매출 1.4조원)로 국내에 안정적인 곡물 수요기반을 갖고 있으며 중국, 필리핀, 베트남, 미얀마 등 아시아 지역에 대한 수요기반도 확대하고 있다.
또한 오래전부터 글로벌 곡물유통사업의 중요성을 인식, 연해주, 아르헨티나, 인도네시아 등에 곡물 공급기반 조성 사업을 시도했으며, 인도네시아에서 곡물수집 및 유통사업을 벌이고 있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항만네트워크와 곡물 유통의 경험을 갖고 있는 팬오션과 하림그룹의 결합이 이루어진다면 국내의 안정적 곡물 조달은 물론 역동적으로 성장하는 동아시아 곡물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수 있다”며 “인수에 필요한 자금 조달 여력도 충분한 만큼 팬오션 인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