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중국-내수’ 3대 불확실성…재계, 내년 사업 계획 ‘시계 제로’

입력 2014-11-04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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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경영환경 변화에 재계가 내년 사업계획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현대차, SK, LG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늦어도 다음달 중순까지 내년 사업계획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상황은 녹록치 않다. 재계의 내년 사업계획 수립 최대 난관은 ‘환율 변동’, ‘중국 성장 둔화’, ‘내수 침체’ 등 3대 불확실성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기업 임원은 “팀장급 이상 내년 전략회의를 수시로 진행 중이지만, 세부적인 사업계획을 결정짓는 과정이 순탄치 않다”며 “최근 일본의 금융 추가 지원 등의 환율 움직임을 도대체 종잡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무엇보다 환율은 우리 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최대 악재로 인식된다. ‘원고-엔저’ 현상은 수출이 주력인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차, SK이노베이션, LG전자 등 비교적 탄탄한 환율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는 주요 대기업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의 경우 환율 쇼크의 직격탄을 맞았다. 현대차는 3분기 1조648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18.0% 줄었다. 같은 기간 기아차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보다 18.6% 줄어든 5666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토요타는 2014년 상반기(4∼9월) 1조3000억엔(12조6000억원)의 연결영업이익을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토요타가 엔저 훈풍을 타고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리고 있는 동안 현대차는 원화 강세로 악전고투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의 성장 둔화도 불안 요인이다. 중국의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은 7.3%로 국제 금융위기가 닥친 2009년 1분기(6.6%)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여기에다 가공무역 위주의 대중 수출 구조는 우리나라의 3분기 수출이 전 분기보다 2.6% 감소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한국을 바짝 추격하는 중국의 기술력도 위협적이다. 대표적 사례는 스마트폰이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24.7%로 작년 동기 35.0%보다 낮아졌다. 대신 가격과 품질로 무장한 샤오미, 화웨이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이 급상승했다.

꽁꽁 얼어붙은 내수도 유통가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좀처럼 되살아나지 못하는 내수 경기에 대표적인 유통기업인 롯데그룹은 사업계획을 예년보다 일찍 수립하기로 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한 해 성과와 내년 중요 사업계획을 검토하는 연말 사장단 회의도 한 달 정도 앞당겨 오는 18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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