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 이야기가 영화화돼 관객과 만난다.
영화 ‘덕혜옹주’는 1912년 황실에서 태어나 1989년 불행하게 세상을 떠난 조선시대 고종황제의 고명딸 덕혜옹주의 일대기를 담아낸다. 2009년 발간된 권비영 작가의 ‘덕혜옹주:조선의 마지막 황녀’를 각색할 이번 영화는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의 허진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 것으로 구체화됐다.
불운한 역사와 함께 휘몰아친 그녀의 삶은 영화라는 장르로 옮겨질 경우 극적인 상황과 내적 갈등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실제로 아버지 고종과 생모를 일찍 여읜 덕혜옹주는 어린 나이부터 몽유증과 조발성치매증 등 큰 충격으로 정신적 공황을 앓았다. 여인으로서 역시 덕혜옹주는 일본의 강제로 정략결혼 후에도 순탄지 않은 삶을 이어나가며 정신병원에 갇히고 만다.
이처럼 소수의 특권을 군림하던 황실, 왕실의 인물이 오늘날 영화, 뮤지컬로 재탄생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최근 공연 중인 뮤지컬 ‘황태자 루돌프’, ‘마리 앙투아네트’ 등도 그 대표적 예다. 오스트리아 황태자 루돌프와 애인 마리 베체라의 동반 자살 사건과 18세기 프랑스 혁명으로 단두대에서 생을 마감한 마리 앙투아네트 등 각각 실존 인물을 담아냈다.
역사의 질곡에 중심에 선 비극적 실존 인물을 극화한 이유에 대해 ‘마리 앙투아네트’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는 “하층민이 성공해 상류층에 진입한 이야기는 많이 보게 된다. 정점에 서 있던 인물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은 오히려 반대로 차별화를 갖는다”고 밝혔다. 이어 실베스터 르베이는 “무엇이 인물의 몰락을 가져왔고, 이를 어떻게 수용한 뒤 성숙한 인간으로 나아가게 됐나를 보여주는 것을 표현하는데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엘리자벳’ 등 뮤지컬 연출가 로버트 요한슨은 이와 같은 소재가 각광받는 이유에 대해 “그 성공의 배경에는 역사적 인물로만 받아들여지는게 아니라 한 사람을 조명하는 것에 대한 많은 사랑과 공감을 느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