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류현진처럼 국내 정상 오른뒤 해외 진출을"

입력 2014-10-29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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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의 김연아나 야구의 류현진을 보면 국내에서 정상에 오른 뒤 적절한 시점에 해외로 진출했습니다. 스타트업도 이러한 수순을 밟아야 합니다."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글로벌 K-스타트업' 해외 진출단의 멘토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동행한 김동환 소프트뱅크벤처스 수석심사역, 정지훈 경희사이버대학교 교수, 박성혁 데모데이 부사장 등 멘토 3명은 28일(현지시간) 이같이 스타트업의 성공에 있어 내실과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동환 수석은 "김연아나 류현진은 국내에서 1등을 한 뒤 해외에 진출, 세계에서도 정상급에 도달한 좋은 사례"라며 "피겨 선수는 보통 20대 중반, 투수는 보통 30대 중후반에 라이프사이클이 끝나는데 각자 해외에 나간 직후 전성기를 맞이하도록 타이밍을 잘 잡았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 스타트업도 무조건 해외 진출을 노리기보다 국내에서 1등, 혹은 1등이 아니어도 그만한 실력을 갖췄을 때 도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 스타트업들은 10년도 넘게 미국 실리콘밸리를 기웃거렸으나 아직 크게 성공한 기업은 없다.

다만 멘토들은 한국 스타트업이 실력을 갖췄음에도 세계 시장에서 성공하기 어려운 현실적인 고충이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정지훈 교수는 "영어권과 한국은 시장의 규모가 비교가 안된다"며 "언어의 장벽도 크고, 문화적인 부분이 다르다는 것도 크게 작용한다"고 짚었다.

시장 규모가 클 경우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면서 많은 고객을 유치, 광고 등 다른 수단으로 돈을 벌 수가 있고 이 고객들을 기반으로 B2B 사업을 벌일 수 있어 투자 또한 원활히 들어온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유치할 수 있는 고객의 수가 적으니 이러한 '규모의 경제'를 활용하기 어렵다.

정 교수는 "카카오톡은 국내 시장만을 장악해 성공한 특별한 사례로, 한편으로는 국내 전체를 장악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며 "세계 시장에서는 지역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데 한국에서 영어권 지역별로 맞춤 서비스를 하는 기업이 나오기는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김 수석도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서비스는 국산 아니면 미국산"이라며 "세계 문화와 기준을 창출하는 나라가 아닌 곳에서 만든 서비스를 외국에서까지 사용하게 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동조했다.

다만 스타트업 투자 환경이 점점 세분화되고 있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점이라고 멘토들은 말했다.

정 교수는 "인프라, 하드웨어 등 개발기간이 길고 돈이 많이 드는 분야에서 개발기간이 짧고 비용이 적게 드는 소프트웨어 쪽으로 창업 트렌드가 넘어갔다"며 "위험부담이 줄어 도전하는 기업 수가 많아졌고, 펀드 또한 적은 돈을 여러 개 회사에 나누어 주는 새로운 투자 계층이 생겨 벤처 투자자와 앤젤 투자자 사이의 단계가 세분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과도기에 중요한 것은 정부의 다양한 지원이다.

박성혁 부사장은 "한국 제품은 세계 시장에서 강한데 서비스는 아니다"며 "제품과 서비스가 연결되면 해외에서도 시너지 효과가 날 텐데 민간에서 할 수 없다면 정부에서 해주면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글로벌 K-스타트업과 같은 프로그램들을 통해 스타트업들이 성공한다면 5, 10년 뒤에는 '멘티'에서 '멘토'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 프로그램이 언젠가 종료될 시점이 올 테지만 지금은 도와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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