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때리기 대회 뒷이야기-2] 우승상품에 ‘숨은 의미’는?

입력 2014-10-28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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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듀오전기호 페이스북)

27일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제1회 멍때리기 대회의 우승상품은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의 작품 ‘생각하는 사람’ 모양의 트로피다. 정확하게는 ‘조선시대 갓을 쓴 생각하는 사람’ 트로피다.

‘멍 때리다’라는 말이 아무 생각 없이 넋을 놓고 있는 상태를 표현할 때 쓰인다는 것을 고려하면 ‘생각하는 사람’ 조각상은 그저 역설적인 웃음을 주기 위한 장치쯤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이투데이가 이번 멍때리기 대회 주최자인 ‘프로젝트 듀오 전기호’의 멤버 웁쓰양과 전화 인터뷰 한 내용을 종합하면 ‘생각하는 사람’은 단순히 ‘역설’과 ‘반전’의 웃음을 터뜨리기 위한 것만은 아니었다.

웁쓰양은 “흔히 생산성이 없다고 여기는 ‘멍때리기’와 가치 있다고 판단되는 ‘생각하기’는 사실 표정이 멍한지, 심각한지로 구분된다”며 “사색과 멍때리는 행위는 한 끗 차이인데 이 차이로 가치가 전복된다”고 설명했다. 프로젝트 듀오 전기호가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을 멍때리기 대회 우승상품으로 선정한 이유이다.

멍때리기를 많은 사람이 참여 가능한 페스티벌 등의 형태가 아닌 ‘등수’를 매기는 대회 형태로 개최한 것에 대해서도 웁쓰양은 같은 이유를 들어 설명했다. 그는 “멍때리기는 매우 쓸모없는 행위로 여겨진다. 따라서 쓸모없는 행위에 가치를 불어넣으려 고민하다보니 순위를 매겨 의미를 부여하는 대회형태로 개최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반전은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라 ‘갓’에 있었다. 생각하는 사람의 머리 위에 얹힌 갓은 자못 심오해 보였지만 웁쓰양은 “프로젝트 듀오 전기호의 콘셉트 복장이 갓이어서 주최측과 통일되게 우승상품 위에도 씌운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멍때리기 대회 우승상품에 대해 네티즌은 “멍때리기 대회 우승상품, 그냥 웃기려는 의도인 줄 알았는데 반전이다” “멍때리기 대회 우승상품, 생각과 멍때리기는 한 끗 차이” “멍때리기 대회, 멍때리기의 새로운 의미를 알려줘 고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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