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가톨릭 ‘시노드’서 동성애 포용 무산

입력 2014-10-19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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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파 강력한 반발로 교황에 일격

▲가톨릭 시노드가 동성애를 포용하려던 혁명적 시도가 무산된 채 18일(현지시간) 막을 내렸다. 사진은 지난 13일 바티칸에 모인 주교들. 바티칸/AP뉴시스

가톨릭에서 동성애와 이혼 및 재혼을 포용하려던 혁명적인 시도가 무산됐다. 세계주교대의원대회(주교 시노드) 18일(현지시간) 마지막날 회의에서 동성애자를 환대하고 이혼 및 재혼자도 영성체를 받을 수 있도록 했던 중간보고서 내용이 모두 삭제됐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신문은 보수파가 강력한 반발로 개혁을 시도하려던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일격을 가했다고 풀이했다. 앞서 13일 공개된 중간보고서에서는 교회가 동성애자와 이혼자, 결혼하지 않은 커플 등을 포용해야 한다고 밝혀 큰 파장이 일었다. 동성애와 이혼 피임 등 그동안 가톨릭이 엄격히 금지했던 사안에 대해 문을 열겠다는 신호로 풀이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수파의 반발이 잇따르자 교황청은 ‘동성애자에게도 은사가 있으며 이를 가톨릭 교회에도 제공할 수 있다’고 명시했던 중간보고서 문구를 ‘동성애 성향이 있는 남녀를 존중하는 태도로 환대해야 한다’는 구절로 대체했다. 또 교회 교리상 결혼은 남녀만 할 수 있다고 다시 강조했다. 그러나 이 완화된 문구를 최종보고서에 포함할지 묻는 투표에서도 118명이 찬성, 62명이 반대표를 던져 결국 채택이 무산됐다. 최종보고서에 해당 문구가 채택되려면 주교회의 참석자 3분의 2 이상이 참석해야 한다.

그러나 동성애 관련 단체들은 가톨릭에서 동성애 문제를 공개적으로 토론했다는 점에 의의를 뒀다.

가톨릭은 각 교구의 의견 수렴절차를 거쳐 내년 10월 시노드에서 다시 최종 보고서를 펴낼 예정이어서 가톨릭 내 동성애에 대한 논의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시노드 마지막 회의에서 보수파와 진보파 모두에 경고를 내렸다. 그는 보수파가 적대적인 강경함을 유지하고 있으며 진보파는 상처를 치료하기도 전에 덮으려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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