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민주화 시위가 2주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렁춘잉 홍콩 행정장관이 16일(현지시간) 정부와 학생 시위대 간의 대화가 내주 초 재개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렁 행정장관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학생회 연합체인 홍콩전상학생연회(학련)와 적극적으로 대화할 의지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렁 행정장관은 “대학 총장들이 대화를 주재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 차례 대화로는 정치적 이견을 해결하기 어려우므로 여러 차례 대화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화 목적은 ‘1인 1표’ 선거 제도의 2017년 시행 방안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것”이라며 “홍콩 기본법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의결한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안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렁 행정장관은 또 홍콩 정부가 시위대와의 대화 시도와 함께 차량 통행 재개 등 질서 회복, 연내 선거제도 개혁 관련 2차 논의 착수 등 3가지 부문에서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렁 행정장관이 시위대와의 대화 재개에 의사를 밝힌 것은 오는 20일로 예정된 중국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18기 4중전회)를 앞두고 시진핑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부를 곤혹스럽게 만들지 않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시위대는 전인대가 지난 8월 말 내놓은 선거안이 진정한 보통선거를 보장하지 않는다고 반발하며 지난달 28일부터 도심 점거 시위를 벌여왔다. 전날인 15일 새벽에는 진압 과정에서 45명이 체포되는 등 경찰과 시위대 간 충돌도 격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