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215조 판 코스피…연말까지 엑소더스 장세 이어지나[엑소더스 외국인, 언제까지①]

기사 듣기
00:00 / 00:00

올해 국내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215조원이 넘는 기록적인 매물 폭탄을 쏟아낸 가운데 글로벌 AI 산업을 둘러싼 거대한 자본 병목 현상 리스크까지 새롭게 부각되면서 연말 국내 증시의 하방 압력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 2일부터 11월 5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총 215조4370억원(ETF, ETN, ELW 제외)을 순매도하며 극심한 수급 공백을 야기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초 잠시 유입됐던 외국인 자금이 2월을 기점으로 급격히 빠져나가면서 국내 증시의 기초 체력을 뒤흔들고 극심한 주가 변동성을 키우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월별 순매매 동향을 상세히 분석해 보면 외국인의 엑소더스는 2분기 말에 가장 극심하게 나타났다. 외국인은 코스피 지수가 급등하던 4월에만 연중 유일하게 7328억원을 순매수했을 뿐 6월 단 한 달 동안에만 무려 47조337억원을 팔아치우며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직전 달인 5월에도 41조8775억원의 매물 폭탄을 쏟아냈으며 3월(-35조7122억원)과 9월(-22조9979억원) 등 10개 달에 걸쳐 조 단위의 매도 우위를 점하며 사실상 연중 내내 구조적인 매도 기조를 굳혔다.

외국인의 거센 매도 공세는 증시 펀더멘털을 무너뜨리며 지수 폭락으로 직결됐다. 상반기 강한 상승 여파로 6월 장중 연중 최고치인 9114.55까지 치솟아 역대급 고점을 형성했던 코스피 지수는 대규모 매물이 투하된 직후 상승분을 대거 반납하며 장기 하락장의 서막을 알렸다. 5일 기준 코스피 지수는 5383.80로 거래를 마치며 불과 반년도 채 되지 않아 고점 대비 3730.75포인트(40.93%)나 곤두박질치는 극심한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처럼 수급 주도권을 쥔 외국인의 지속적인 이탈 행진의 핵심 배경으로 단순한 차익 실현을 넘어 글로벌 AI 생태계 전반을 강하게 짓누르는 자본 병목 현상을 지목한다.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특정 산업 규제 우려보다는 막대한 자본이 쉴 새 없이 투입되어야 하는 AI 산업 특성상 꼬리를 무는 대규모 자금 조달에 대한 시장의 근본적인 의구심이 외국인 투자 심리를 구조적으로 악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미지=구글 노트북 LM)

특히 11월 중으로 상장이 예정된 거대언어모델(LLM) 기업 엔트로픽의 기업공개(IPO) 일정이 외국인 수급 불안을 증폭시키는 거대한 자금 블랙홀로 작용하고 있다. 앞서 AI 대장주 격인 오픈AI의 대규모 자금 조달마저 당초 일정보다 지연되며 차질을 빚었던 상황을 목격한 글로벌 투자자들은 조 단위 시가총액이 예상되는 엔트로픽 상장 과정에서 막대한 시중 유동성이 급격히 빨려 들어갈 것을 심각하게 우려하는 양상이다.

또한 글로벌 AI 인프라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설비 투자를 이어가기 위해 막대한 규모의 회사채를 지속적으로 발행해야 하는 재무적 구조도 투자 매력도를 훼손하고 있다. 향후 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져 내년에 더 높은 금리로 신규 채권이 발행될 것이 유력해진 상황에서 기존 투자자들은 보유 채권의 가격 하락 손실을 우려해 선뜻 현재 시점에 자금을 대줄 유인이 사라졌고 이로 인한 극심한 자금 조달 리스크가 밸류체인 전반의 투심을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트로픽 상장을 앞두고 오픈AI 자금 조달 차질 등을 지켜본 외국인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며 향후 예상되는 펀드 환매 요청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주식을 팔아 현금을 넉넉히 확보하려는 심리가 강해졌다"며 "궁극적으로 유가와 물가가 안정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여력이 충분히 확보돼 내년 신규 발행 채권 이자율이 지금보다 확실히 낮아질 것이란 공감대가 형성되어야만 AI 자본 병목이 해소되고 수급도 개선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