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데이터센터 규제 공약에 전력기기·ESS 업계 촉각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연방 상·하원을 장악하면서 국내 기업들이 미국 투자 여건을 다시 살피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와 대중국 견제 기조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반도체 공장 투자세액공제 연장과 보조금 약정에 대한 의회 감독은 현지 투자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한국 기업의 생산시설이 밀집한 텍사스와 조지아에서 주지사 소속 정당이 바뀌면서 신규 투자에 적용될 인허가와 세제 혜택도 변수로 떠올랐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업계가 주시하는 사안은 품목관세와 첨단제조 투자세액공제(48D) 연장·확대, 대중 수출통제 법제화, 칩스법 보조금 약정 변경 등이다.
기존 법률에 근거한 관세는 행정부가 집행하는 만큼 의회 다수당 교체에 따른 단기 영향은 제한적이고, 중국 견제에도 양당이 공감대를 형성해 수출통제의 큰 틀은 유지될 전망이다. 다만 의회가 개별 수출 허가나 규제 완화 조치의 근거를 더 엄격히 따질 수 있다.
국내 기업들은 생산시설을 둔 미국 주의 인허가와 세제 혜택이 어떻게 달라질지 주시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2026 미국 중간선거 결과 및 시사점’을 통해 “이번 선거로 우리 기업 투자가 많은 조지아, 텍사스주 등에서 주지사 소속 정당이 바뀐 만큼, 지역별 투자 여건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 상무부가 확정한 칩스법 직접 보조금은 삼성전자의 텍사스 사업에 최대 47억4500만달러, SK하이닉스의 인디애나 사업에 최대 4억5800만달러다.
법무법인 율촌은 “민주당의 양원 장악으로 행정부의 대중 수출통제 완화 조치와 칩스법 약정 변경에 대한 조사가 강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도체공장 투자세액공제(48D) 제도는 올해 말까지 착공해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이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양당이 착공기한 연장을 지지하는 만큼 연말 입법 논의에 눈길이 쏠린다.
기한이 늘어나면 올해 안에 착공하기 어려운 후속 프로젝트도 공제를 받을 여지가 생긴다. 관련 기업들의 미국 투자 유인이 확대되고, 세제혜택 적용기간도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전력기기·배터리 업계는 주정부 정책을 살피고 있다. 텍사스에서는 민주당 주지사 당선인의 데이터센터 규제 강화 공약으로 신규 건설이 지연될 경우 국내 전력기기·에너지저장장치(ESS) 공급업체의 관련 설비 발주가 이연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현재 전력기기와 ESS 수요의 상당 부분은 노후 전력망 교체와 재생에너지 확대에서 발생하고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데이터센터 규제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 오히려 민주당의 청정에너지 지원 확대와 송전망 인허가 개선이 현실화하면 변압기 등 전력설비와 ESS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
조지아주에 생산시설을 둔 SK온과 한화큐셀 등은 주정부 교체에도 기존 공장 운영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태양광 생산에 적용되는 첨단제조 생산세액공제(45X)는 연방 제도로, 주정부 권력 교체만으로 지급 조건이 달라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다만 향후 추가 투자에 적용되는 주정부 차원의 세제 혜택과 인허가 정책은 변수가 될 수 있다. 민주당의 친환경 산업 지원 기조가 강화되면 현지 생산시설을 보유한 기업들에는 중장기적인 수요 확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미국 내 제조업 육성, 대중국 공급망 의존 축소 등 기존의 정책 기조는 대체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ESS 필요성과 중국 견제는 양당 동일 어젠다로 배터리 기업들의 현지 ESS 라인 전환 등 사업 계획은 차질 없이 수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