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법저법] 욕설·폭언 없어도…상사의 말 한마디, 직장 내 괴롭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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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진 법무법인 선율로 대표변호사

법조 기자들이 모여 우리 생활의 법률 상식을 친절하게 알려드립니다. 가사, 부동산, 소액 민사 등 분야에서 생활경제 중심으로 소소하지만 막상 맞닥트리면 당황할 수 있는 사건들, 이런 내용으로도 상담받을 수 있을까 싶은 다소 엉뚱한 주제도 기존 판례와 법리를 비교·분석하면서 재미있게 풀어드립니다.

(사진=AI 생성)

서울행정법원은 최근 부하 직원에게 "늦게 왔네? 몇 시에 왔어?" 등의 발언을 한 구청 공무원에 대한 감봉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욕설이나 폭언이 없는 상사의 발언도 직장 내 괴롭힘이 될 수 있을까요?

Q. 욕설이나 폭언이 없더라도 상사의 말 한마디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할 수 있나요?

네 가능합니다. 표현의 수위 자체가 아니라, 우월적 지위를 이용했는지, 업무상 필요한 범위를 벗어났는지, 객관적으로 정신적 고통이나 근무 환경 악화를 초래했는지가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일회성 발언의 경우에는 그 내용과 정도가 중대하지 않으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Q. 직장 내 괴롭힘을 판단하는 법적 기준은 무엇이며, 반복되지 않은 일회성 발언도 인정될 수 있나요?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에서 직장 내 괴롭힘의 요건으로 ①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할 것, ②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는 행위일 것, ③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 환경을 악화시킬 것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의 요건에는 ‘반복성’이 명시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일회성 행위도 인정될 수 있습니다.

우리 법원은 위 요건을 판단할 때 행위자와 피해자의 직급 및 지휘·감독 관계, 행위자의 인사권·평가권·업무배정권 등 실질적인 영향력, 발언이 이루어진 장소와 시간, 다른 직원들이 있는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이루어졌는지, 발언의 내용과 정도, 업무와의 관련성, 행위의 지속성·반복성, 피해자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신체적·정신적 고통 또는 근무환경 악화가 발생할 수 있는 행위인지 여부, 그로 인하여 피해자에게 실제로 신체적·정신적 고통 또는 근무환경의 악화라는 결과가 발생하였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20다270503 판결).

Q. 상사가 직원의 출근 시간을 확인하거나 업무 태도를 지적하는 것은 통상적인 관리·감독 행위로 볼 수도 있는데요. 정당한 업무 지시나 질책과 직장 내 괴롭힘은 어떻게 구분하나요?

구분 기준은 ① 업무상 필요성이 있는 행위인지, ② 업무상 필요성이 있더라도 그 방법과 태양이 사회 통념상 상당한지, ③ 상급자의 권한이 부당한 압박으로 사용되었는지입니다. 특히 법원은 행위의 동기와 의도도 중요한 판단 요소로 고려합니다. 따라서 업무상 필요성에 의한 것이라기보다 감정적 이유나 개인적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지위를 이용한 것으로 보이는 경우에는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은 것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Q. 연차휴가 사용 시 이유를 보고하도록 하거나 사실상 연차휴가 사용을 막는 행위는 직장 내 괴롭힘인가요?

연차휴가 사용은 원칙적으로 근로자의 정당한 권리입니다. 근로기준법 제60조 제5항은 사용자가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휴가를 주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정당한 이유 없이 연차휴가 사용을 방해하는 행위는 근로기준법 제60조 위반 문제도 동시에 발생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연차휴가 사용 시 이유를 보고하도록 하거나, 업무 수행과 직접 관련 없는 개인 생활에 개입하거나, 실질적으로 정당한 연가 사용을 어렵게 하는 행위로 평가된다면 직장 내 괴롭힘으로도 평가될 수 있습니다.

Q. 상사의 부적절한 발언 등으로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면 어떻게 대응하는 게 좋을까요?

단순히 “괴롭힘을 당했다”고 작성하기보다, 발언 또는 행동이 있었던 날짜와 시간, 장소, 참석자와 목격자, 정확한 발언 내용, 발언 이후의 인사·업무상 조치, 정신적·신체적 증상 등을 구체적으로 특정하여 신고하는 것이 좋습니다. 회사에 공식 신고할 때는 이메일, 인사 부서 접수서, 내부 신고 시스템 등 기록이 남는 방법을 이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직장 내 괴롭힘의 객관적인 증거는 어떻게 남겨두는 게 좋을까요? 직접 녹음한 대화나 메신저 기록, 동료의 진술 등을 증거로 활용할 수 있나요?

본인이 대화의 당사자인 경우에는 대화 내용을 직접 녹음하는 방법이 실무상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녹음파일 원본을 보관하고, 녹음 일시와 장소를 별도로 기록해야합니다.

Q. 회사가 신고를 받고도 제대로 조사하지 않거나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2항은 사용자의 지체 없는 조사 의무를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조 제6항은 신고를 이유로 한 불리한 처우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사용자가 조사 의무(제76조의3 제2항), 피해자 보호조치 의무(제4항), 행위자에 대한 조치 의무(제5항)를 위반하는 경우 근로기준법 제116조 제2항에 따른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됩니다. 회사의 신고 접수일, 조사 기간, 조사자, 조사 대상, 조사 결과를 문서로 확보합니다. 조사 미시행, 부실 조사, 보호조치 미이행이 있으면 고용노동관서에 진정 또는 신고합니다.

Q. 직장 내 괴롭힘이 인정되면 가해자는 어떤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나요? 일반 사기업 회사원과 공무원의 경우 적용되는 법률이나 징계 절차에 차이가 있나요?

일반 사기업은 가해자가 사용자의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제116조 제1항에 따라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직접 부과될 수 있습니다. 반면 사용자가 아닌 일반 근로자인 가해자에게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 자체에 대한 과태료가 직접 부과되지 않습니다. 다만 가해자는 회사 취업규칙에 따른 징계, 민법 제750조에 따른 불법행위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됩니다. 폭행, 협박, 모욕, 명예훼손, 강요 등이 성립하는 경우 형사책임을 지게 될 수도 있습니다. 공무원은 일반 사기업 근로자와 달리 별도의 공무원 징계법령과 복무규정이 적용되어 징계 사유가 됩니다.

Q. 직장 내 괴롭힘으로 정신적인 피해를 당했다면 가해자나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나요?

가해자 또는 회사에 대해 민법 제750조에 따른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정신적 고통에 대한 배상으로 위자료,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비, 약제비 등 치료비와 같은 적극적 손해, 업무상 휴직이나 소득 감소로 인한 손해와 같은 소극적 손해(일실수입 등) 등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법률 자문해 주신 분…

▲남성진 법무법인 선율로 대표변호사

남성진 법무법인 선율로 대표변호사는 성균관대학교를 졸업하고, 법제처 등 실무수습을 시작으로 국가인권위원회 현장인권위원 및 대한변호사협회 대의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현재 서울, 수원, 의정부에 있는 법무법인 선율로 대표변호사로서 형사사건과 이혼사건 등을 전문으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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