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피해배상·취득이익 고려”
민사소송·초기 계도 취지도 반영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에 대한 은행권 과징금이 당초 제재안보다 대폭 줄었다. 금융위원회는 은행들의 피해배상과 위반행위로 취득한 이익 규모, 관련 민사소송에 대한 법원의 판단과 제도 시행 초기 계도기간의 취지를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가 확정한 은행 7곳의 과징금은 3619억6000만원이다. 올해 2월 금융감독원이 제재심의위원회를 거쳐 금융위에 제출한 약 1조4000억원보다 1조380억원가량 감소했다.
과징금은 심의 과정에서 여러 차례 줄었다. 금감원은 지난해 11월 은행권에 약 2조원을 사전 통보한 뒤 제재심을 거쳐 1조4000억원 수준으로 낮췄다. 그러나 금융위가 올해 5월 사실관계와 적용 법령·법리 보완을 요구하면서 제재안은 금감원으로 돌아갔다. 이후 약 6000억원으로 재산정됐고 금융위 심의에서 다시 약 2380억원 줄었다.
금융위는 과징금을 추가 감경할 수 있는 관련 규정에 따라 피해배상 정도와 위반행위로 취득한 이익 규모를 종합적으로 살폈다고 설명했다. 위반행위에 대한 책임과 함께 소비자 피해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도 제재 수위에 반영했다는 것이다.
주요 고려 요인은 은행들의 자율배상이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감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 국민·신한·하나·농협·SC제일은행의 자율배상액은 총 1조3437억원으로, 올해 2월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가 결정한 과징금 약 1조4000억원의 96%에 달했다.
관련 민사소송에 대한 법원의 판단도 고려됐다. 농협은행 등이 ELS 투자자가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한 가운데 금융위는 최근 관련 소송에 대한 법원의 입장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금소법 시행 초기 계도기간의 취지도 반영됐다. 당시 금융당국은 6개월간 고의·중과실에 따른 중대한 위반이 아니면 제재를 면제하는 방침을 뒀다. 은행권은 이를 근거로 해당 기간 판매분을 과징금 산정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금융위 관계자는 “피해배상의 정도와 위반행위로 취득한 이익 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최근 ELS 민사소송에 대한 법원의 입장과 제도 시행 초기 계도기간 부여 취지도 감안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