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센터 화재 비용 제외해도 적자…개인정보 사고 여파 지속
와우 회원 역대 최대·대만 사업 확대…4분기 수익성 개선 전망

쿠팡이 올해 3분기 매출 14조원을 돌파했지만 6000억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물류센터 화재에 개인정보 사고 여파까지 겹친 탓이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와우 멤버십 회원 수가 역대 최대를 기록한 점을 강조하며 내년 중반 실적 회복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4일 쿠팡의 모회사 쿠팡Inc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3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연결 기준 매출은 99억62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했다. 고정환율 기준 성장률은 11%로 회사가 제시했던 8~9%의 성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반면 영업손실은 4억5000만달러(약 6423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손실도 5억100만달러로 적자로 돌아섰다. 수익성 지표인 조정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는 1억16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2% 감소했다. 조정 EBITDA 마진은 1.2%로 3.3%포인트 하락했다.
실적 악화에는 올해 7월 발생한 인천 물류센터 화재가 영향을 미쳤다. 쿠팡은 이번 분기 화재 관련 비용 2억4800만달러를 반영했다. 이 가운데 9500만달러는 매출원가, 1억5300만달러는 판매관리비에 포함됐다.
다만 화재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영업손실은 2억200만달러에 달한다. 개인정보 사고 이후 고객 수요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 물류시설의 고정비 부담과 고객 복귀를 유도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이 수익성을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쿠팡의 핵심 사업인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은 3분기 매출 84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 성장했지만 수익성은 후퇴했다. 조정 EBITDA 마진은 4.6%로 전년 동기 대비 4.2%포인트 하락했다. 화재 비용을 제외한 매출총이익률도 29.5%로 전년 동기 대비 2.6%포인트 낮아졌다.
거랍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수익성 악화 원인으로 공급망 차질과 고객 회복을 위한 프로모션 비용 확대, 개인정보 사고 이전 수요에 맞춰 구축한 물류시설의 고정비 부담을 꼽았다.
아난드 CFO는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의 고객 회복을 지원하기 위한 전략적 마케팅 지출 확대, 사고 이전 수준 수요 곡선에 맞춘 설비 규모에 따른 고정비 구조를 유지하는 데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쿠팡은 이 같은 수익성 악화가 구조적인 문제가 아닌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입장이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내년 중반 회복을 목표로 계획대로 순항 중이며 본질적인 고객 행동 패턴은 여전히 견조하다"며 "그동안의 영향이 반영된 기간을 지나면 성장률과 마진 모두 과거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특히 개인정보 사고 이후 이탈했던 고객들이 돌아오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의장은 "개인정보 사고 이후 이탈했다가 아직 복귀하지 않은 소수 고객 집단의 영향이 남았다"면서도 "잠시 서비스를 떠나 다른 플랫폼을 이용하다 돌아온 회원은 이전 지출 수준을 회복했을 뿐 아니라 정상화된 수준의 견조한 지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와우 멤버십 회원 수는 전년 동기와 전 분기 대비 모두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존 회원의 복귀와 신규 회원 유입이 이어지면서 회원 순증 규모도 과거 수준을 웃돌았다.
김 의장은 "신규 회원 유입은 회원 수 공백을 충분히 메우고 남는 수준이지만 신규 회원 특성상 지출 곡선은 초기 단계에서 시작해 지출 수준이 오르기까지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쿠팡은 고객 유입과 구매 확대를 위해 와우 멤버십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패션 상품을 결제하기 전 7일간 먼저 입어볼 수 있는 '입어보고 결제' 서비스를 도입했다. 3분기 로켓배송 상품 품목도 두 자릿수 증가했으며 로켓프레시 취급 물량은 프로덕트 커머스 전체 성장 속도보다 두 배 이상 빠르게 늘었다.
물류 효율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포장 공정에 AI 카메라를 도입해 수작업 스캔을 대체하고 주문별 최적의 포장 크기를 자동 조절하는 설비를 연계해 작업 시간과 포장재 사용량을 줄이고 있다.
해외에서는 대만 사업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대만 와우 멤버십 회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00% 이상, 전 분기 대비 14% 증가했다. 자체 배송망을 통한 주 7일 익일배송에 이어 새벽배송 서비스도 대만 인구의 50% 이상이 이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확대했다.
다만 공격적인 투자에 따른 손실 부담도 커지고 있다. 대만 등을 포함한 성장사업 부문의 3분기 조정 EBITDA 손실은 2억6900만달러로 전 분기보다 5000만달러 증가했다. 쿠팡은 대만 물류 인프라 투자 확대를 반영해 성장사업 부문의 연간 손실 전망치 상단을 기존보다 5000만~1억달러 높일 계획이다.
쿠팡은 4분기부터 실적 개선이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난드 CFO는 4분기 연결 매출이 고정환율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3~14%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정 EBITDA 마진 역시 3분기보다 0.5~1.5%포인트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 의장은 "이 요인들 중 어느 것도 구조적 문제라고 보지 않는다"며 "내년에 프로덕트 커머스 마진이 사고 이전 수준에 근접하게 회복될 것이라는 확신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