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을 둘러싸고 호반그룹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지분 확보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호반그룹의 옛 인수합병(M&A) 이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호반그룹은 그간 굵직한 인수전마다 이름을 올렸지만, 정작 인수 문턱에서 발길을 돌리거나 고배를 마셨다. 대한항공 최대주주이자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을 대거 확보한 호반그룹이 이번에는 실제 경영권 확보전에 나설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는 배경이다.
호반그룹이 항공사업에 눈독을 들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호반그룹은 2014년 당시 아시아나항공 지분 약 30%를 보유한 최대주주 금호산업의 지분을 매입한 데 이어 2015년 경영권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채권단과 인수가격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인수는 무산됐다. 이후 2019년 아시아나항공이 다시 매물로 나왔을 때도 잠재적 인수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렸다.
호반그룹은 대우건설 등 굵직한 대형 건설업종 인수전에도 잇달아 뛰어들었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2016년 동부건설 인수전에서는 예비입찰을 통과해 본입찰 참가 자격까지 얻었으나, 최종 인수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으며 발을 뺐다.
2017년에는 한진중공업홀딩스가 보유한 엔지니어링 업체 한국종합기술 인수에 도전했다. 호반건설은 본입찰에서 약 600억원을 제시했지만, 경쟁자인 우리사주조합보다 약 100억원 낮아 인수에 실패했다.
2018년에는 자신보다 몸집이 훨씬 큰 대우건설 인수에 나섰다. 호반건설은 2017년 하반기부터 진행된 대우건설 매각 과정에서 단독 인수 후보자로 선정됐으나, 2018년 2월 돌연 인수 추진을 철회했다. 당시 대우건설의 실사과정에서 해외사업에서 약 3000억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한 사실이 파악되자 호반 측에서 재무적 위험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반건설이 인수를 추진했던 2018년 2월 당시 대우건설의 시가총액은 2조원대였다. 이후 올해 4월 15조원대까지 치솟았던 시총은 이달 들어 4조원대로 내려앉았다.
증권업 진출도 여러 차례 시도했다. 호반건설은 2017년 SK증권 매각 과정에서 인수적격후보로 선정돼 실사까지 진행했으나, 정작 최종 본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같은 해 이베스트투자증권(현 LS증권)의 인수 후보로도 이름이 오르내렸다. 당시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조회공시를 통해 "최대주주 지분 매각과 관련해 호반건설 등 기관들과 접촉한 사실은 있으나, 매각 협상 등 그 이상 진전된 사항은 없다"며 인수설을 일축했다.
물론 호반그룹이 인수전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신 것은 아니었다. 호반그룹은 2001년 경기도 여주의 스카이밸리CC 인수를 시작으로 M&A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2010년에는 미국 하와이의 와이켈레CC를, 2011년에는 광주·전남 지역 민영방송인 KBC광주방송를 인수했다.
이후 2015년 우방이앤씨, 2016년 울트라건설을 잇달아 인수하며 주력인 건설사업을 키웠다. 2017년에는 퍼시픽랜드, 2018년에는 리솜리조트를 인수하며 레저사업의 발을 넓혔다.
2021년에는 대한전선을 인수하며 사업 영역을 전선업으로 확장했다. 2014년 대한전선 매각 당시에도 잠재적 인수 후보로 거론됐던 호반은 2020년 다시 매각이 추진되자 이듬해 계열사 호반산업을 통해 경영권을 확보했다.
이번 호반그룹의 한진칼 지분 확대가 실제 경영권 확보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호반그룹이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심사를 신청했다는 것은 일단 한진칼의 단일 최대주주에 올랐다는 의미”이라며 “다만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도 추가 지분 매입에 나선 상황이어서 향후 지분 경쟁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