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엄상필 주심 대법관)는 프랑스 변압기 제조·판매업체 A사가 국내 변압기 제조업체 B사를 상대로 낸 부정경쟁행위금지 등 소송 상고심에서 손해배상 일부를 제외한 원심 일부를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 B사의 상고는 기각했다.
A사는 2010년 4월 B와 철도차량용 변압기 제작·공급계약을 맺고 2011년 초부터 2013년 초까지 변압기 63대와 관련 도면·기술자료를 제공했다. 계약에는 해당 도면과 기술문서가 A사의 독점적 자산으로서 계약 목적 외 사용이나 제3자 공개를 금지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그러나 B사는 A사의 동의 없이 해당 변압기와 도면 등을 이용해 유사 변압기를 직접 제작·납품했다. 2013년 1대, 2017년 2대, 2019년 70대, 2021년 89대를 각각 수주했다.
A사가 이를 문제 삼아 제품 제조·판매 금지 및 폐기, 약 30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이번 소송을 제기한 배경이다.
1심 재판을 맡은 대전지법은 2022년 6월 A사의 변압기가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라고 보고 B사의 모방행위는 부정경쟁방지법상 부정경쟁행위라고 판단헀다. B사가 제조·판매를 금지하고 사무실과 영업소 등에 보관 중인 제품을 폐기하며, 별도로 2억5000만 원의 손해를 배상하라고 선고했다.
양측이 항소했고, 2심을 심리한 대전고법은 2024년 1월 손해배상금을 약 8억 원으로 상향했다. 2013년 제1차 납품이 민법상 불법행위, 뒤이은 제2·3차 납품이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배상 대상을 넓게 잡은 것이다.
다만 변압기 기술의 보호기간을 최초 납품 시점인 2011년 초부터 10년으로 제한해, 2021년 5월 이뤄진 제4차 계약은 부정경쟁행위에서 제외했다.
대법원은 제4차 계약 부분까지 배상 대상에 포함하는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제3·4차 납품의 간격이 약 2개월에 불과하고 납품대상이 같은 점, 제4차 납품 제품 역시 A사가 2011년 제공한 변압기를 거의 그대로 모방한점, 그 사이 B사의 기술력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던 점 등을 판단 근거로 들었다.
대법은 “(A사의 변압기가)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공영역에 속한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며 “10년이 훨씬 지난 후에도 여전히 경쟁력을 유지하고 보호가치 있는 성과물에 해당한다고 볼 소지가 크다”고 판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