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폐 공정으로 품질 관리…페트병은 가볍게

초당 12병의 생수가 쏟아져 나오는 생산라인에서 카메라 4대가 병뚜껑을 살폈다. 물을 채운 뒤 뚜껑이 제대로 닫혔는지 확인하는 마지막 관문이다. 불합격 제품은 곧바로 라인 밖으로 분리됐다. 지난달 30일 찾은 경기 포천 풀무원샘물 이동공장에서는 취수부터 밀봉까지 물이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었다.
올해 창립 40주년을 맞은 풀무원샘물은 임대 공장에서 출발해 2012년 이동공장을 갖췄다. 경쟁이 치열해지는 먹는샘물 시장에서 품질과 생산 효율을 높이고, 자사 브랜드 생산을 늘려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심왕섭 공장장은 “자사 브랜드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을 합쳐 연간 약 6억병을 생산하고 있다”며 “철저한 품질 관리를 바탕으로 자사 브랜드 생산량을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공장에서는 취수정과 생산시설이 한 부지에 모여 있었다. 지하수를 끌어올리는 곳부터 제품을 만드는 곳까지 이동 거리를 줄여 수질을 관리하기 위한 구조다. 취수정 주변에는 지하수의 수질과 오염 여부를 살피는 감시정도 설치돼 있었다.
이동공장은 9개 취수정에서 지하 130~200m의 물을 끌어올린다. 회사에 따르면 화강암 지층을 약 30년 이상 통과하며 여과된 지하수다. 하루 취수 허가량은 1537t(톤)으로 실제 취수량은 허가량의 약 90%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
취수정에서 눈에 띈 설비는 자외선(UV) 살균기였다. 풀무원샘물은 생산라인에 보내기 전 정수 과정뿐 아니라 물을 끌어올린 직후에도 UV 살균을 한다. 저장탱크에 들어가기 전부터 오염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서다. 취수한 물은 5㎛(마이크로미터) 필터와 UV 살균기를 거쳐 저장탱크로 이동한다.
탱크에는 미네랄 함량이 다른 물을 나눠 저장한다. 생산하는 제품에 따라 탱크 조합을 달리하고, 병에 물을 채우기 직전에는 활성탄 탱크와 여러 단계의 미세 필터, UV 살균기를 다시 거치도록 했다.
위생복과 위생모, 마스크를 착용하고 생산시설 안으로 들어서자 긴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생수병이 빠르게 움직였다. 이동공장은 500mL 제품을 만드는 1라인과 2L 제품을 생산하는 2라인을 운영한다. 500mL 라인의 시간당 생산량은 약 4만4000병이다.
생산은 병의 원형인 ‘프리폼’을 가열하는 데서 시작한다. 열을 받아 부드러워진 프리폼에 압력을 가하면 익숙한 생수병 모양이 만들어진다. 이어 자동으로 물을 채우고 뚜껑을 닫는다. 취수부터 밀봉까지 전 과정은 외부와 차단된 상태에서 이뤄지며 내부에 유입되는 공기도 필터로 걸러낸다.

뚜껑 밀봉 상태는 카메라 4대가 여러 방향에서 확인한다. 물이 새거나 외부 오염물이 들어갈 수 있는 틈을 찾아내는 과정이다. 검사에서 탈락한 제품은 자동으로 분리한다. 이후 병에 QR코드를 인쇄하면 완제품이 된다. 풀무원샘물은 제주삼다수에 이어 업계에서 두 번째로 QR코드 인쇄 설비를 갖췄다.
생산 속도만큼 공을 들이는 부분은 검사다. 관능평가실과 실험실에서는 당일 생산 제품의 맛과 냄새를 확인하고 미생물 검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회사에 따르면 미생물 검사는 법정 기준인 주 2회보다 잦은 매일 실시한다. 52개 항목의 수질검사도 반기마다 한 번인 법정 기준보다 주기를 줄여 분기마다 진행한다.
공장 입구의 짧은 복도 벽면에도 안전수칙이 빼곡히 붙어 있었다. 이동공장은 최근 ‘무사고 2000일’을 달성했다. 자체 품질 기준과 합작법인 운영 당시 익힌 글로벌 관리 방식을 바탕으로 품질과 안전을 함께 챙기고 있다.
환경 대응을 위한 설비 개선도 진행하고 있다. 500mL 페트병 무게는 과거 23g에서 현재 11.1g으로 절반 이상 줄였다. 내년 재생원료 사용 의무 대상에 포함되는 데 맞춰 생수병에 사용하는 페트의 15%를 재생원료로 적용할 준비도 하고 있다.
풀무원샘물의 생수 매출은 2000년 250억원에서 현재 1000억원에 육박하는 규모로 성장했다. 회사는 생산 기반을 다지는 동시에 마케팅을 강화해 자사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을 높일 방침이다. 심 공장장은 “공장을 최고 수준으로 관리해 매출을 늘리고, 이를 다시 설비 투자로 연결하는 선순환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