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일, 메디치의 도시서 '용인 르네상스'…반도체·예술 교류 제안

기사 듣기
00:00 / 00:00

피렌체 부시장, 청년 첨단기술 교육에 관심…암스테르담서 구성역 교통구상도 점검

유럽 르네상스의 발상지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용인 르네상스 2.0'을 꺼내들었다.

특히 반도체 산업을 성장동력으로 삼은 용인과 문화예술의 역사를 지닌 피렌체가 서로의 강점을 살려 청년 인재를 교류하자는 제안이다.

피렌체 부시장은 반도체 등 첨단기술을 배우려는 현지 청년들이 용인의 대학에서 교육받을 기회에 관심을 나타냈다. 이 시장은 같은 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고속도로 지하화 현장도 찾아 구성역 복합환승 거점 구상과 연결될 교통혁신 사례를 살폈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왼쪽)이 3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피렌체 시청에서 파올라 갈가니 부시장과 두 손을 맞잡고 있다. 이 시장은 르네상스의 발상지인 피렌체에서 '용인 르네상스 2.0'의 시정 방향을 소개하며 자매결연과 반도체 인재 양성, 대학생 문화예술 교류를 제안했다. (용인특례시)

31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이 시장은 30일(현지시간) 오후 이탈리아 피렌체 시청에서 파올라 갈가니 부시장, 티치아나 에랄디 국제협력관계담당 등과 약 1시간 동안 용인과 피렌체의 교류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회담 장소는 피렌체의 역사적 시청사인 팔라초 베키오다. 르네상스 시대 메디치 가문의 역사가 깃든 이곳은 현재도 피렌체 시정부와 시의회가 사용하는 행정 중심지다.

이 시장에게 이번 만남은 시정표어와도 연결되는 자리였다.

그는 2022년 민선 8기 출범 당시 '함께 만드는 미래, 용인 르네상스'를 제시했고, 6월 재선 이후에는 '용인 르네상스 2.0'을 내걸었다.

르네상스의 의미를 단순한 문화적 부흥에 한정하지 않고 산업과 도시기반시설, 교육·문화 등 시민생활 전반에 창조적인 변화를 일으키겠다는 시정방향으로 설명해왔다.

이 시장은 피렌체 측에 "르네상스를 강조해온 것은 창조적 활동으로 시민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분야를 업그레이드하고, 보다 차원 높은 변화를 주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메디치 가문이 활동했던 피렌체 시청에서 두 도시의 교류를 논의하게 된 데 의미를 부여하며 "용인시와 피렌체가 자매결연을 맺고, 대학생 교류 등도 추진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갈가니 부시장의 관심은 용인의 첨단산업 역량으로 이어졌다.

갈가니 부시장은 피렌체가 외국 도시들과의 자매결연에 적극적이라고 밝히면서 한국 반도체 산업의 중심지로 성장하는 용인과 청년 교육 분야에서 협력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반도체 등 첨단기술에 관심을 가진 피렌체 청년들이 용인의 대학 등에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이 시장은 용인에서 추진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초대형 반도체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에 반도체 생산시설 6기를, SK하이닉스는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에 4기를 건설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 시장은 지역 대학의 반도체 전문인력 양성에 대한 시의 지원과 2027년 봄 개교를 목표로 준비 중인 반도체 고교 설립 계획도 설명했다.

이러한 인재 양성 구상은 민선 9기 시정의 핵심 과제와도 맞닿아 있다.

이 시장은 7월 1일 민선 9기 첫 결재로 '용인 르네상스 2.0 용인시 반도체산업 육성 및 클러스터 조성 종합계획'에 서명했다.

당시 종합계획에는 △반도체 클러스터 적기 가동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산업 생태계 고도화 △지방자치단체·기업·대학을 연계한 글로벌 인재 양성 등 3대 추진 전략과 11개 세부 사업이 담겼다.

이번 피렌체 면담에서는 해당 구상 가운데 인재 양성 분야의 국제 교류 가능성이 논의된 것이다.

이 시장은 협력의 범위를 반도체에만 두지 않았다.

그는 "용인이 반도체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 역량을 키우는 일에도 열심"이라며 K팝과 한국 문화에 관심 있는 피렌체 청년들이 용인 지역 대학에서 배울 수 있도록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

2024년부터 용인에서 개최해 온 대한민국 대학연극제도 소개했다.

이 시장은 피렌체에서 연극을 전공하거나 연극을 사랑하는 대학생들이 2027년 용인에서 열릴 대한민국 대학연극제에 참여하기를 희망한다면 지원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제안했다.

반도체 기술을 배우려는 피렌체 청년과 문화예술을 교류하려는 용인 지역 대학을 연결하는 협력 방향을 제시한 셈이다.

갈가니 부시장은 이 시장이 피렌체와 르네상스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교류 의사를 밝힌 데 감사를 전하고, 두 도시의 관계 발전을 위해 계속 소통하고 대화하자고 했다.

다만 이번 면담은 자매결연과 교류사업을 제안하고 상호 관심을 확인한 단계다. 공식 자매결연 체결이나 대학생 교환 프로그램의 규모·일정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이 시장의 유럽 현장 일정은 교통 분야로도 이어졌다.

그는 피렌체 방문에 앞서 30일 오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세계무역센터에 위치한 자위다스독 정보센터를 찾았다.

자위다스독은 암스테르담 남부의 A10 고속도로 일부를 지하화하고 철도·지하철·트램·버스를 연결해 암스테르담 자이드역 일대를 복합 교통거점으로 바꾸는 대규모 사업이다.

▲자위다스-자위다스독 정보센터에서 이상일 시장이 닐스 판 덴 브링크 총괄 교통 매니저와 대화하고 있다. (용인특례시)

네덜란드 사업 시행기관의 공식 자료에 따르면 고속도로를 지하로 옮기는 구간은 약 1km이며, 지상에는 역 확장과 시민을 위한 공간이 조성된다. 고속도로 지하터널은 아직 건설을 준비하는 단계다.

이 시장은 닐스 판 덴 브링크 자위다스독 프로그램 총괄 교통 매니저로부터 사업 추진 현황을 들었다.

특히 장기간 진행되는 사업의 재원을 어떻게 조달하는지, 사업 진척에 따라 시민 생활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시민들은 이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질문했다.

용인시가 추진하는 교통 구상과 연결되는 대목이다.

용인시는 경부고속도로 기흥나들목(IC)부터 서울 양재나들목까지 26.1km 구간에 4차로 지하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사업과 연계해 구성역 주변에 복합환승시설을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네덜란드 자위다스독과 용인의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는 규모와 사업구조가 다르지만, 고속도로 지하화와 철도·환승시설을 연계한다는 점에서 참고할 수 있는 사례다.

이 시장은 28일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기업 ASML 본사를 방문해 반도체 분야 협력방안을 논의했고, 29일에는 홍석인 주네덜란드 대한민국대사를 만나 양국 도시 간 교류협력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

이어 30일 암스테르담에서는 교통기반시설을, 피렌체에서는 첨단산업과 문화예술의 국제교류를 각각 논의했다.

용인시와 피렌체 측은 자매결연과 대학생 교류 등 구체적인 협력 가능성을 놓고 소통을 이어가기로 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