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실태조사서 의료·생계 공백 확인…전담국 통합 추진에 지원체계 논란
경기도가 광역자치단체 처음으로 벌인 난민 실태조사에서 체류가 불안정한 난민 10명 중 8명이 필요할 때 병원을 이용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원하는 지원은 생계·주거였다. 조사를 맡은 부서가 속한 이민사회국은 도 조직개편안에서 폐지 대상에 올라 있다.

30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는 이날 '경기도 난민 실태 모니터링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기도 난민 인권보호와 기본생활 보장 조례'에 근거한 조사다. 도는 8월부터 10월까지 도내에 사는 만 15세 이상 난민 156명을 설문하고, 난민 당사자와 현장 활동가 19명을 심층면접했다.
격차는 체류자격에서 갈렸다. 필요할 때 병원을 이용하지 못한 경험은 안정체류 유형이 17.8%였지만 체류위기 유형은 82.6%로 4.6배에 달했다. 체류위기 유형 23명 가운데 19명꼴이다. 이 유형의 91.3%는 2주 이상 이어지는 슬픔이나 절망감을 겪었다고 답했다. 23명은 모두 1년 동안 경제적 어려움을 경험했다.
지원 수요는 생계와 일자리에 몰렸다. 가장 필요한 지원으로 생계·주거(71.8%)와 고용·자립(60.4%)이 꼽혔다. 전체 응답자의 60.4%는 법률상담이 필요했지만 받지 못했다. 이주민과 난민이 모두 많은 지역의 응답자 가운데 41.3%는 난민 지원 서비스를 이용해 본 적이 없고, 65.1%는 관련 정보를 얻기 어려웠다고 답했다. 보호자 없는 미성년 난민의 생활·교육 문제와 난민 가정 자녀의 진학정보 부족도 드러났다.
김성환 경기도 이민사회지원과장은 "조사 결과를 기초자료로 활용해 분야별 정책 수요와 기존 사업의 운영 현황을 검토하고, 시군 및 관계기관 간 정보 공유와 서비스 연계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지방정부 차원에서 개선 가능한 사항과 중앙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이 필요한 과제를 구분해 합리적인 정책 추진 방향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표본은 크지 않다. 도가 6월 밝힌 도내 난민은 3월 말 기준 1만8169명이다. 도는 조사 착수 때 설문 130명, 심층면접 38명을 계획했다. 결과 발표에서 설문은 156명으로 늘었고, 심층면접은 난민 당사자와 활동가를 합쳐 19명이었다.
도는 6월 조사에 착수하면서 난민은 비자발적 이주라는 특수성이 있어 기존 이주민 지원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별도 정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출발한 첫 조사가 의료·생계·법률 공백을 확인한 셈인데, 이를 맡아 온 조직의 앞날은 불투명하다.
도는 20일 본청을 30실·국 151과에서 25실·국 141과로 줄이는 조직개편안을 발표하고 21~26일 입법예고했다. 이민사회국을 없애고 기능을 성평등가족국 등으로 옮기는 내용이 담겼다. 이민사회국은 2024년 7월 전국 광역자치단체 처음으로 문을 연 이민정책 전담 국이다. 외국인 주민의 주거·교육·복지·일자리를 종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 신설 취지였다. 난민 사회정착 지원은 도가 공개한 이민사회국 행정서비스 이행표준에 올라 있는 업무다.

반대 목소리는 난민 지원 공백을 겨눴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국제연대위원회와 노동위원회는 26일 공동성명에서 담당 부서가 없으면 난민과 난민신청자가 여러 부서를 오가다 지원에서 배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이민사회국 폐지에 반대하는 단체들은 이미 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경기도외국인복지센터협의회는 29일 경기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민사회국 폐지안 철회를 촉구했다.
김원규 전 경기도 이민사회국장은 29일 도청 앞 기자회견에서 "기능을 부서별로 흩어놓으면 총괄·조정의 중심은 약해지고 정책의 책임 주체는 흐려진다"고 했다. 도의회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도 정담회에서도 현장 참석자들은 이민사회국 존치를 요구했다.
도는 유사·중복 기능을 조정해 행정 효율을 높이려는 개편이라는 입장이다.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27일 입법예고 기간 나온 의견을 충실히 검토하고 필요하면 재입법예고까지 하라고 지시했다. 이 지시에서 이민사회국은 거론되지 않았다. 도는 유관단체 면담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도는 의견을 검토한 뒤 11월 3일 개회하는 도의회 정례회에 조직개편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