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 추산 1인당 1억2000만원
서울 46개 단지 대상 예상

당정이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민간 정비사업의 용적률 완화를 추진하면서도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는 논의 대상에서 제외했다. 서울 서초구 반포현대는 준공 5년이 지나도록 부담금이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다른 재건축 단지에서도 억대 부담금이 예상돼 논란이 일고 있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8일 당정협의에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을 조속히 처리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민간 정비사업의 용적률을 법적 상한의 120%까지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법적 상한이 300%라면 360%까지 높이는 방식이다. 일반분양 물량을 늘려 사업성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재초환 제도 개편은 당정협의 안건에도 포함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준공을 마친 재건축 단지에서 부담금 부과가 가시화하고 있지만, 공급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 논의에서는 빠진 것이다.
재초환은 재건축으로 발생한 초과이익의 일부를 환수하는 제도다. 재건축 완료 시점의 주택가액에서 사업 개시 시점의 주택가액과 정상주택가격상승분, 개발비용 등을 제외해 초과이익을 산정한다. 조합원 1인당 평균 초과이익이 8000만원 이하면 부담금이 면제되고, 이를 넘으면 구간별로 10~50%의 부과율이 적용된다. 공사비 등을 충당하기 위해 내는 조합원 분담금과는 별개다.
실제 부담금 부과 절차가 진행 중인 대표적인 단지가 서울 서초구 반포현대다. 재건축을 거쳐 반포센트레빌아스테리움으로 바뀐 이 단지는 2021년 7월 30일 준공인가를 받았다. 그러나 준공 이후 5년이 지났는데도 부담금은 확정되지 않았다. 서울시 정비사업 정보몽땅에는 지난달에도 부담금 산정자료 검토와 조정된 개시시점 주택가액 공람, 징수권 소멸시효 유권해석 질의 등의 문서가 공개됐다.
조합 측이 최근 추산한 부담금은 조합원 1인당 평균 약 1억2000만원이다. 서초구가 산정한 재건축 개시시점 주택가액이 조합 자체 산정액보다 낮아 부담금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부담금 액수뿐 아니라 부과 시한을 놓고도 해석이 엇갈린다. 서초구는 준공 시점과 징수권의 5년 소멸시효 등을 고려해 연내 부담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반면 국토부는 2024년 3월 시행된 개정 재초환법의 특례를 근거로 2029년까지 부과할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개정법 시행 전 준공된 사업에도 시행일부터 5개월 이내에 부담금을 결정·부과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 소멸시효의 기산점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판단이다.
재초환 부담금 문제는 반포현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8월 기준 서울의 재초환 부담금 부과 예상 대상은 46개 단지, 조합원 약 1만8000명이며 예상 부담금 총액은 2조1690억원이다. 반포3주구를 재건축한 래미안트리니원은 2020년 조합원당 평균 예정 부담금이 4억200만원이었고, 이후 분양가와 주변 집값이 오르면서 부담금이 7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부담금 산정 방식도 갈등 요인이다. 전국재건축정비사업조합연대는 정상주택가격상승분을 계산할 때 사용하는 매매가격지수가 실제 시세 상승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재건축을 하지 않았더라도 올랐을 집값을 낮게 인정하면 재건축으로 발생한 초과이익이 커져 부담금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재초환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지만, 국회의 제도 개편 논의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7월 대표발의한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은 인구감소지역의 재건축사업을 부담금 부과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으로, 현재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회부된 상태다. 조정식 국회의장이 1월 대표발의한 같은 법 일부개정안도 국토위에 계류 중이다. 이 법안은 장기보유 조합원의 부담금 감경 요건을 보완하기 위한 것으로, 2024년 3월 27일 이전에 처분한 주거용 오피스텔 등 준주택을 다른 주택으로 보지 않도록 법률에 명시하는 내용이다.
제도 자체를 없애는 법안은 더 오래 묶여 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2024년 6월 대표발의한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폐지법률안'은 재건축부담금 제도를 폐지해 재건축사업을 활성화하고 주택 공급을 촉진하자는 취지다. 같은 해 8월 21일 국토위 전체회의를 거쳐 11월 6일 소위원회에서 축조심사를 받았으나 법률 폐지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미국 IAU 교수)은 "용적률을 올려주더라도 늘어나는 용적률의 상당 부분을 공공기여로 내야 하기 때문에 사업성 개선 효과가 아주 크다고 보기는 힘들다"며 "재초환 부담을 덮을 만큼의 효과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재초환이 실제 부과되면 사업을 추진하는 단지들도 부담금 문제를 다시 검토할 수밖에 없고, 결국 주택 공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