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택 불발에 운영위 증인은 임광현 1명
10년간 증인 10명 중 3명 증인석 안 서
모니터단 2년 연속 'F학점'…파행 13건
정부의 경제정책과 공공기관 운영을 감시해야 할 국정감사가 여야 정쟁에 밀려 제 기능을 하지 못한 채 막을 내린다. 25일간 진행된 이재명 정부 2년 차 국감은 일반 증인이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줄었고 피감기관 세 곳 중 한 곳은 기관장이 질문조차 받지 못했다. 민생·경제 현안을 점검하고 정부의 정책 실패를 바로잡아야 할 국회의 견제 기능이 사실상 공회전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올해 국감에서 각 상임위가 의결한 일반증인은 271명으로 지난해(530명)보다 48.8% 감소했다. 2024년(622명)과 비교하면 56.4% 급감한 수치다.
국감 대상으로 채택된 기관은 역대 최다인 853곳에 달했지만, 영상회의록 분석이 가능한 피감기관 775곳 중 245곳(31.6%)은 기관장이 단 한 차례도 질문을 받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감사 대상은 늘었지만, 실질적인 검증은 오히려 부실해진 셈이다. 올해 국감은 30일 운영위원회 등 겸임 상임위 감사를 끝으로 종료된다.
정책 검증이 뒷전으로 밀린 자리에는 정치 공방이 들어섰다. 조희대 대법원장을 둘러싼 논란으로 시작된 국감은 김혜경 여사의 골프 논란으로까지 이어졌다.

증인 공백은 불출석보다 채택 단계에서 두드러졌다. 운영위원회에서는 강훈식·김용범·김현지 증인 채택이 불발돼 이달 14일 취임한 임광현 대통령비서실장만 증인 명단에 올랐다. 법제사법위원회 일반증인도 지난해 105명에서 크게 줄었다. 앞서 2024년 국감에서는 반대로 무더기 채택 뒤 증인들이 대거 불출석해 동행명령장이 역대 가장 많이 발부됐다.
불러 놓고 묻지 않는 관행도 이어졌다. 정무위원회의 최근 10년 국감에서는 채택된 증인·참고인 471명 중 78명이 철회되고 67명이 불출석했다. 10명 중 3명은 증인석에 서지 않았다.
시민단체 평가는 낙제점이었다. 국정감사NGO모니터단은 25일 발표한 간이평가(10월 6~23일 기준)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F학점을 매겼다. 피감기관 853곳 중 회의록 분석이 가능한 775곳에서 245곳(31.6%)은 기관장이 질문을 한 번도 받지 못했다. 증인·참고인은 331명이 채택돼 210명이 출석했는데 이 중 22명은 질문을 받지 못했다. 전체 질의는 5587회, 595시간으로 질문 1회당 평균 6분 24초였다. 증인 채택과 피켓 공방 등으로 감사가 파행한 사례는 13건이었다.
상임위별 부실 감사 사례도 적지 않았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하루에 54개 기관을 8시간 9분 동안 감사했다. 기관당 평균 9분꼴이다. 국방위원회에서는 감사 대상 기관 70곳 중 52곳이 질문을 한 차례도 받지 않고 감사를 마쳤다.
법사위에서는 조 대법원장의 증인 선서 거부와 이석 제지 공방으로 회의가 수차례 정회됐다. 위원장 발언 시간이 의원 평균 질의 시간보다 긴 감사도 122건 중 69건에 달했다.
800여 개 기관을 25일 동안 집중 감사하는 구조 자체가 부실을 키운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 안팎에서는 상임위별 상시 감사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온다.
재정경제기획위원장인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6일 국정감사에서 “국정감사는 망신 주는 자리가 아니라, 국정의 이상 징후를 찾아내 치료법을 찾는 건강검진”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