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13년 만의 유럽 최악 열차 참사⋯안전관리 미흡 비판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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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명 사망·100여명 부상
한국인 10명 탑승, 2명 부상
올해 두 번째 고속철 참사
스페인, 사흘간 국가애도 기간 선포
신호 시스템 고장에 관제 실수
유지보수 부족 등 구조적 원인도

▲28일(현지시간) 스페인 톨레도주 우르다에서 열차 두 대가 충돌한 사고 현장에서 긴급 구조대원들이 수습 작업을 벌이고 있다. (우르다(스페인)/AP연합뉴스)

스페인에서 발생한 고속열차 충돌 사고로 최소 68명이 사망했다. 올해 스페인에서 발생한 두 번째 비극적 열차 사고이자 2013년 스페인 열차 참사 이후 유럽 철도에서 발생한 최악의 인명 사고다.

28일(현지시간) APㆍ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께 스페인 카스티야라만차 광역자치주 톨레도 지역 우르다 인근에서 민영 철도회사 이리오 소속 열차(147명)와 국영 철도회사 렌페 AVE 소속 열차(397명)가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두 기차 탑승자 544명 가운데 이날 오후 5시 기준으로 총 68명이 사망하고 100명 이상이 다친 것으로 확인됐다.

주스페인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두 기차엔 한국인 10명도 타고 있었고 이중 두 명이 다쳐 병원 치료를 받았다.

현장을 방문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29일부터 사흘간 국가애도 기간을 선포하고 철저한 사고 원인 조사를 약속했다.

스페인의 고속철도망은 약 4000㎞로 유럽 최대 규모이다. 그러나 잇따라 대형 인명 피해를 초래하는 참사가 발생해 스페인 철도 안전에 대한 심각한 의문이 제기됐다.

앞서 1월 18일에도 안달루시아주 코르도바도 아다무스 인근에서 두 대의 고속열차가 충돌해 46명이 숨지고 150명 이상이 다쳤다. 2013년에도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인근에서 고속열차 탈선 사고가 나 80명이 사망하고 145명이 부상했다. 사망자 규모로 보면 유럽에서 발생한 기차 사고 중 최악으로 꼽힌다.

이번 사고의 정확한 원인은 조사 중이지만 열차 신호ㆍ안전 시스템 장애와 관제센터의 잘못된 운행 지시가 사고를 초래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오스카르 푸엔테 스페인 교통부 장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30분께 컴퓨터 통신 장애로 열차의 속도와 위치를 감시하는 자동 안전 시스템이 작동을 멈추면서 열차 6대가 정지했다. 그러나 마드리드 관제센터는 선로에 정지 신호가 켜진 상태에서도 렌페 열차에 정상 운행을 허가했다. 안전 규정상 시속 40㎞ 이하로 서행해야 했지만 열차는 속도를 줄이지 않은 채 약 25㎞를 이동한 뒤 선로에 멈춰 있던 이리오 열차와 충돌했다. 푸엔테 장관은 이 같은 운행 재개 지시를 “설명할 수 없는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스페인 당국은 신호 시스템 오류를 일차적 원인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철도 유지보수 등 구조적 원인이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스페인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유럽 국가 가운데 가장 많은 연평균 약 15억 유로(약 2조2300억원)를 고속철도망 구축에 투자했지만 유지보수와 개량에 배정된 금액은 16%에 불과했다. 대부분은 신규 건설에 투입됐다. 이 밖에 스페인 철도 노조는 1월 당시 제대로 된 안전 조치가 이행되지 않고 있다며 파업을 예고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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