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구 직거래 적발 140건…편법증여·명의신탁 등 의심

모친 소유 건물을 55억원에 사들이면서 가족이 운영하는 회사에서 자금을 빌리고, 동생에게 아파트를 팔았다가 7개월 만에 되사는 등 편법증여와 탈세가 의심되는 부동산 거래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신고된 전국 주택 직거래와 올해 1분기 서울·경기 아파트 거래를 조사한 결과 총 678건의 위법의심거래를 적발했다고 29일 밝혔다.
국토부는 특수관계인 간 직거래를 통한 편법증여 등을 단속하기 위해 2022년 하반기부터 매년 주택 직거래 기획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AI 선별 시스템 등을 활용해 전국 주택 직거래 가운데 이상거래 741건을 추려냈다. 조사 결과 351건에서 위법 정황이 발견됐으며 관련 위법의심행위 424건을 국세청 등 관계기관에 통보할 예정이다.
지역별로는 서울에서 적발된 위법의심거래가 224건으로 전체의 64%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3구에서 적발된 거래는 140건으로 전체의 40%, 서울 적발 건수의 63%에 달했다.
주요 적발 사례를 보면 서울의 한 법인 대표 A씨는 모친 B씨가 소유한 상가주택을 법인 명의로 55억7000만원에 직거래했다. 이 과정에서 매수자금 중 7억원은 A씨가 대표로 있는 다른 법인에서, 4억2500만원은 동생이 대표인 법인에서 빌린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부는 특수관계인 간 과도한 차입이 의심된다고 보고 국세청에 통보할 예정이다.
경기도에서는 법인 대표가 자신이 운영하는 법인 소유의 단독주택을 5억8500만원에 매입하면서 매수자금 중 5억4000만원을 해당 법인으로부터 빌린 사례도 적발됐다. 이후 해당 법인을 임차인으로 하는 보증금 5억4000만원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해 차입금을 보증금으로 대체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운전자금을 주택 매입에 사용한 사례도 있었다. 경기도의 한 법인은 대표자 소유 상가주택을 6억4500만원에 매입하면서 금융기관에서 기업 운전자금 명목으로 대출받은 9억3000만원을 매수자금으로 사용했다. 국토부는 대출금의 목적 외 유용이 의심된다고 보고 행정안전부에 통보할 방침이다.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노린 명의신탁 의심 사례도 확인됐다. 주택 4채를 보유한 매도인이 지난해 7월 경북 소재 아파트 3채를 동생에게 매도한 뒤 올해 2월 다시 사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실제 매매대금이 지급되지 않았고, 해당 기간 다른 아파트를 제3자에게 매도한 사실이 확인돼 국토부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주택 직거래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전체 주택 거래에서 직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24%에서 2023년 18%, 2024년 16%, 2025년 13%로 낮아졌다. 반면 직거래 조사에서 관계기관에 통보한 비율은 2022년 23.4%에서 2025년 51.9%로 상승했다.
이와 별도로 진행한 서울·경기 아파트 거래 기획조사에서도 위법의심거래 327건이 적발됐다.
국토부와 한국부동산원은 올해 1분기 서울·경기 전역에서 신고된 아파트 거래 가운데 이상거래 845건을 선별해 조사했다. 그 결과 편법증여와 허위신고 등이 의심되는 거래 327건을 확인했으며 위법의심행위 361건을 관계기관에 통보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기존 규제지역인 서울과 경기 12곳을 비롯해 올해 6월 추가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경기 구리·용인 기흥·화성 동탄 등 수도권 주요 지역의 거래 동향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규제지역 외 경기도 지역으로 투기성 거래가 확산될 가능성도 살펴보고 있다.
김영국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앞으로도 중개 거래뿐만 아니라 직거래에 대해서도 기획조사를 적극 추진하고, 불법 거래에는 엄정히 대응해 건전한 부동산 거래질서를 확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