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4·서버용 D램·낸드 동반 성장…메모리 수익 구조 재편
2030년까지 공급 부족 전망…14개 고객과 장기계약 확보

SK하이닉스가 분기 영업이익 83조원 시대를 열었다. AI 메모리 수요 급증에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범용 메모리 가격 상승이 맞물리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과거 공급과잉과 가격 급락이 반복됐던 메모리 산업이 AI를 기반으로 새로운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막대한 이익을 창출하는 반도체 산업의 수익 공식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28일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104조6155억원, 영업이익 83조333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327.9%, 영업이익은 632.1% 늘었다. 전 분기 대비 각각 32%, 38% 증가한 수치다.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섰고 영업이익률은 80%에 달했다. 순이익도 39조775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이다.
이번 실적은 반도체 업황 회복을 넘어 메모리 산업의 이익 창출력이 한 단계 높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HBM4 출하가 본격화된 가운데 서버용 DDR5 판매가 크게 늘었다. 낸드플래시에서도 321단 기반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판매가 확대됐다. 고부가 제품 판매 증가와 메모리 가격 상승이 동시에 실적을 끌어올린 셈이다.
과거 메모리 산업은 경기 변동에 민감한 대표적인 산업이었다. 수요가 늘면 반도체 기업들이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공급이 증가하면 가격이 급락하는 사이클이 반복됐다. 실적이 정점을 찍은 뒤 급격한 불황으로 돌아서는 구조였다.
그러나 AI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면서 시장의 성장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HBM처럼 기술 난도가 높은 제품의 비중이 커진 데다 서버용 D램과 고용량 낸드까지 수요가 확산하고 있다. 제품 고도화에 따른 부가가치 상승과 공급 제약이 맞물리면서 메모리 업체들의 수익성이 과거와 다른 수준으로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는 이러한 변화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AI 활용이 소프트웨어 개발과 검색, 고객 응대 등으로 확대되면서 생산성 향상과 신규 매출 창출이 다시 인프라 투자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았다는 판단이다.
AI 투자 주체도 소수 빅테크 기업에서 일반 기업과 국가 차원으로 넓어지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기업용·개인용 AI가, 중장기적으로는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등 피지컬 AI가 메모리 수요를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공급 확대는 수요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첨단 공정의 기술 난도가 높아지는 데다 신규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고 생산을 안정화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이러한 구조적 제약으로 2030년까지 메모리 수요가 공급을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고객사와의 거래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대형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를 포함한 주요 고객 14곳과 장기공급계약(LTA)을 체결했다. 확보한 계약 물량은 2027년과 2028년 전체 생산능력의 50% 이상에 해당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