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라인 "공개매수가 인상·일반주주 매각 기회 확보…주주관여 성과"
미리캐피탈 "최선의 가격 도출…중복상장 해소 모범 사례"

맥쿼리자산운용그룹이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과 미리캐피탈의 지지를 확보하며 가비아와 케이아이엔엑스(KINX) 인수를 재추진한다. 지난달 가비아 공개매수가 무산된 이후 주요 주주들과 협상을 벌여 매수가격을 높이고 KINX까지 공개매수 대상에 포함했다. 양사의 동시 상장폐지를 통해 중복상장 구조를 해소한다는 구상이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맥쿼리 측 인수 주체인 한국인터넷인프라홀딩스는 가비아 주식 930만7200주(69.35%)에 대한 주식매매 및 현물출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KINX에 대해서도 38만9155주(7.97%)를 대상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대상 주식에 공개매수 가격을 적용한 거래 규모는 약 5672억원이다. 가비아 지분 매입에 약 4933억원, KINX 지분 매입에 약 739억원이 해당한다. 다만, 가비아 경영진이 보유 지분 일부를 인수목적회사(SPC)에 현물출자하는 구조인 만큼 실제 현금 지급액은 이보다 적을 수 있다.
이번 거래는 맥쿼리가 7월 추진했던 가비아 공개매수가 실패로 돌아간 이후 마련한 새로운 인수 방안이다. 당시 맥쿼리는 가비아 주식을 주당 4만8000원에 공개매수했지만, 지난달 17일 마감 결과 발행주식 총수의 약 5.4%만 응모하면서 거래가 무산됐다.
이후 얼라인과 미리캐피탈은 맥쿼리 측과 공개매수 가격 및 거래 구조를 놓고 협상을 진행했다. 협상 결과 가비아 공개매수 가격은 기존보다 5000원(10.4%) 인상된 5만3000원으로 결정됐다. 기존 공개매수 대상에서 제외됐던 KINX 주주들에게도 주당 19만원에 보유 주식 전량을 매각할 기회가 주어진다.
미리캐피탈은 이번 가격이 상당한 협상을 거쳐 도출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가비아의 주당 5만3000원은 최초 공개매수 발표 이전 6개월간 거래량가중평균주가(VWAP) 대비 70.7%, KINX의 주당 19만원은 61.5% 높은 수준이다. 미리캐피탈은 현실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최선의 가격에 가깝다는 입장을 밝혔다.
얼라인은 올해 초부터 가비아의 중복상장 문제를 지적하며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해 왔다. 지난 6월 공개주주서한을 발송한 데 이어 8월에는 사업별 가치합산(SOTP) 방식으로 산정한 가비아의 내재가치를 공개하고 이사회 독립성 강화를 위한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했다. 1차 공개매수 무산 이후에는 가비아 일반주주의 매각 조건 개선과 KINX 주주 보호 방안 마련을 요구했다.
이번 합의에는 이러한 요구가 반영됐다. 특히 주요 주주와 일반주주에게 동일한 매각 기회를 제공하도록 거래 구조를 설계했다. 얼라인은 맥쿼리와 체결한 주식매매계약에서 양사 잔여 지분 전량에 대한 공개매수 개시를 거래종결의 선행조건으로 명시했다. 다만 인상된 공개매수 가격은 얼라인이 앞서 산정한 가비아의 내재가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공개매수는 필요한 정부 승인을 취득한 시점으로부터 10영업일 이내에 개시될 예정이다. 정부 승인 등 계약상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공개매수도 진행되지 않는다. 맥쿼리는 주요 주주들과의 지분 거래 및 공개매수를 마무리한 이후 법령상 허용되는 절차에 따라 양사의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거래는 얼라인과 미리캐피탈의 투자금 회수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미리캐피탈은 3년 이상 가비아에 투자하며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제안해 왔다. 미리캐피탈이 운용하는 미리 스트래티직 이머징 마켓 펀드는 가비아 지분 24.2%와 KINX 지분 17.1%를 보유하고 있다.
미리캐피탈은 보유한 가비아 지분을 일반주주와 동일한 주당 5만3000원에 매각하기로 합의했으며, KINX 공개매수도 지지할 계획이다. 얼라인 역시 운용 펀드가 보유한 가비아와 KINX 지분을 각각의 공개매수 가격과 동일한 가격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이번 거래가 한국 증시의 중복상장 문제를 해소하는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미리캐피탈은 상장 지주회사와 상장 자회사가 동시에 존재하는 구조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초래하는 핵심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번 거래를 통해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장기적인 투자 확대를 유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리캐피탈은 "맥쿼리의 가비아와 KINX 공개매수 및 비상장화 거래가 한국의 중복상장 문제를 해결하는 모범적인 사례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이번 거래는 주주와 경영진, 임직원 모두에게 이익을 제공하고 한국 기업의 자본조달 비용을 낮춰 성장 투자를 확대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는 "이번 합의는 얼라인의 적극적인 주주관여와 여러 일반주주의 의견 개진에 따른 결과"라며 "일반주주의 요구를 반영해 가격과 거래 구조를 개선하고 가비아와 KINX 양사 주주의 이익을 함께 고려한 맥쿼리 측의 결정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