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 ‘아틀라스’ 도입에 불안감…‘로봇-노동’ 갈등 새 과제로 [로봇發 임금 빅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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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성 향상에 잔업·특근 중심 임금구조 변화 압력
현대차·기아 노조도 로봇 도입 고용 영향 대응

국내 제조업 기업들이 피지컬 AI 흐름에 맞춰 임금체계에 변화를 두는 것은 로봇이 반복·고위험 작업을 대신해 생산성이 높아질수록 잔업과 특근을 통해 소득을 보전한 기존 임금구조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들은 휴머노이드 로봇을 생산현장에 본격 투입에 앞서 이른바 ‘노동자-로봇’ 갈등을 최소화하고 생산성 향상의 성과를 고용과 임금에 어떻게 배분할지 새로운 노사 해법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28일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올해 종사자 500명 이상 제조기업 100곳을 조사한 결과 47%는 피지컬 AI를 상용 또는 시범 형태로 도입했고 37%는 향후 도입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도입 기업과 예정 기업을 합치면 84%에 달한다. 기업들이 기대하는 생산성 향상 효과도 평균 31.9%로 조사됐다. 생산성이 빠르게 높아질수록 기존 노동시간과 직무, 보상체계를 어떤 방식으로 다시 설계할지가 제조업 노사의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는 배경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차세대 전동식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공개하고 피지컬 AI를 미래 성장축으로 제시했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부터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부품 서열 작업에 아틀라스를 우선 투입하고 2030년부터 부품 조립까지 작업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생산현장의 반응은 민감하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1월 아틀라스 생산현장 투입 계획이 공개되자 “노사 합의 없이 단 한 대의 로봇도 현장에 들어올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기아 노조도 아틀라스 투입이 고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우려를 제기했다. 이에 따라 올해 들어 로봇과 AI 도입에 따른 고용 문제는 노사 협의 테이블의 정식 의제로 자리 잡게 됐다.

노사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에서 ‘미래지향적 선진 임금체계 개선 방안’을 공동 연구·논의하기로 합의했다. 생산성과 작업 방식의 변화에 맞춰 기존 임금체계의 개선 필요성과 방향을 공동으로 검토하겠다는 취지다. 기아 역시 최근 고용안정위원회 합의사항에 ‘피지컬 AI 관련 현장위원회 활동에 회사가 적극 협조한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향후 쟁점은 생산성 향상의 과실을 노동시간과 임금에 어떻게 배분할지다. 기업 입장에서는 로봇과 AI를 활용해 생산효율을 높여야 하지만 노동자 입장에서는 자동화로 줄어드는 작업시간이 고용과 소득 감소로 연결되지 않도록 새로운 보상체계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해외 완성차 업계에서도 생산체계 변화에 맞춰 고용과 임금 제도를 손질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전미자동차노조(UAW)와의 단체협약을 통해 신기술 도입이 근로자 업무에 미칠 영향을 노사가 공동으로 검토하는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독일 폭스바겐도 생산체계 재편 과정에서 내년부터 새로운 임금·평가체계를 도입할 예정이다. 피지컬 AI가 생산현장에 본격 투입될수록 국내에서도 생산성 향상의 성과를 고용과 노동시간, 임금에 어떻게 반영할지를 둘러싼 논의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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