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준비금 털어 고배당 유지… 재무안정성 경고등 [고금리 충격, 흔들리는 리츠]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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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리츠 자본준비금 전입액 상반기 323억원
NH올원·신한글로벌액티브 등 배당재원 확보
이익 감소에도 배당 유지…현금 유출 누적 우려

▲리츠 이미지 (챗GPT 생성)

고금리에 수익성이 악화한 다수의 상장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들이 자본준비금까지 털어 배당 재원으로 활용하면서 재무 안정성이 대한 경고금이 나온다. 임대수익만으로 차입금 이자와 배당 규모를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과거 주주들이 납입한 자본 일부를 배당 재원으로 돌리는 것이다.

27일 리츠 투자보고서에 따르면 NH올원리츠는 올해 상반기 자본준비금 17억원을 감액해 이익잉여금으로 돌렸다. 지난해 하반기에도 같은 방식으로 약 21억4500만원을 전입했다.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이익 외에 기존 자본 일부를 배당에 활용할 수 있도록 회계상 항목을 옮긴 것이다.

NH올원리츠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약 56억원으로, 같은 기간 지급한 현금배당액 약 82억원을 밑돌았다. 벌어들인 순이익보다 주주들에게 지급한 배당금이 약 26억원 더 많았다는 의미다. 현금성자산도 지난해 말 약 65억원에서 올해 6월 말 약 48억원으로 감소했다.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역시 자본준비금을 활용해 배당 재원을 확보했다. 올해 2월 말 주식발행초과금 약 38억7000만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했다. 직전 결산기에도 40억원을 배당 재원으로 바꿨다.

같은 기간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는 약 14억70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현금배당액은 약 55억2000만원으로 직전 결산기와 같았다. 적자를 냈음에도 주주들에게 지급하는 배당금을 줄이지 못한 것이다.

자본준비금은 주주들이 회사에 납입한 돈 가운데 자본금 외에 별도로 쌓아둔 금액을 말한다. 주식을 액면가보다 비싸게 발행하면서 생긴 주식발행초과금 등이 대표적이다. 회사가 돈을 벌어 쌓은 이익잉여금과는 성격이 다르지만 법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옮기면 배당에 사용할 수 있는 회계상 한도가 늘어난다. 새로 돈을 벌어 배당 재원을 늘리는 대신 기존에 쌓아둔 자본을 활용해 배당 여력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이처럼 이익이 줄어도 기존 배당 수준을 유지하려는 움직임은 업계 전반에서 나타난다.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분석 대상 상장리츠 21개사의 올해 상반기 자본준비금 전입액은 총 323억원으로, 같은 기간 배당을 약속한 금액의 10.1%에 해당했다. 배당 선언액의 약 10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회계상 이익으로 만든 셈이다.

자본준비금 활용은 금리 부담이 커졌던 시기에 더욱 두드러졌다. 2024년 상반기 자본준비금 전입액은 723억원으로 당시 배당선언액 2731억원의 25%를 웃돌았다. 이후 금리가 안정되면서 지난해 하반기 전입액은 244억원까지 줄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323억원으로 다시 증가했다.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옮긴 리츠도 2023년까지 반기별 7개 이하였지만 2024년 상반기부터는 9~12개 수준으로 늘었다.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회계상 계정을 바꾼다고 해서 실제 현금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장부상 배당 가능한 금액이 늘어날 뿐, 주주에게 현금배당을 지급하려면 회사가 보유한 돈을 사용하거나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이 같은 방식이 반복되면 배당 수준은 유지하더라도 회사에 남아 있는 현금이 줄어든다.

리츠들이 자본준비금까지 활용하는 배경에는 배당 축소에 대한 부담이 있다. 리츠는 오피스와 물류센터 등 부동산에서 발생하는 임대수익을 투자자에게 나눠주는 대표적인 배당형 상품이다. 투자자들이 배당수익을 중요하게 평가하는 만큼 배당을 줄이면 주가 하락과 자금조달 여건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고배당을 유지하기 위한 자본 유출이 누적되면 외부 충격에 대응할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며 "투자자도 단순히 배당률이 높은지만 볼 것이 아니라 실제 벌어들인 이익으로 배당을 지급하는지, 배당 이후에도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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