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거래계획 따른 사전 이행ㆍ책임경영 차원”

아가방컴퍼니의 최대주주인 랑시코리아가 기보유 주식 전량을 은행에 담보로 맡겨 조달한 자금으로 장내 주식을 집중 매수하며 지분율을 37%까지 끌어올렸다. 회사가 보유한 28%대의 대규모 자사주로 인해 주주총회 기준 실질 의결권 지분율은 51.5%로 사실상 단독 과반을 넘어섰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가방컴퍼니 최대주주인 랑시코리아는 23일 기준 지분율이 직전 보고서(10월 7일) 대비 3.27%p(포인트) 늘어난 37.00%(1217만 주)를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랑시코리아는 중국 선전증권거래소 상장사인 랑자고분유한공사가 지분 100%를 소유한 국내 법인으로, 신동일 랑시그룹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주목할 부분은 자금 조달 방식과 매수 속도다. 랑시코리아는 7월 하순부터 8월 중순까지 자체 자금 약 64억원을 투입해 지분율을 27.41%에서 31.86%로 늘렸다. 이어 지난달 29일 기보유 주식 전량인 1047만8017주(31.86%)를 국민은행에 담보로 제공하고 90억원(이자율 연 4.2%) 규모의 주식담보대출을 체결했다.
대출 실행 직후인 9월 30일부터 이달 23일까지 랑시코리아는 차입금 90억원 중 88억1663만원(98%)을 주식 매수에 투입해 169만1983주를 사들였다. 불과 16거래일 만에 금융권 대출 한도를 한계치까지 채워 장내 주식을 집중 매집한 셈이다.
시장에서는 랑시코리아가 대규모 레버리지까지 동원해 지분을 1217만주까지 채운 배경으로 실질 의결권 과반 돌파를 지목한다.
아가방컴퍼니는 주주가치 제고를 명분으로 수년간 신탁계약 등을 통해 자사주를 꾸준히 사들였다. 올해 6월 말 기준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는 직접 보유분 722만4627주(21.96%)와 신탁 보유분 201만9451주(6.14%)를 합쳐 총 924만4078주로, 전체 발행주식의 28.11%에 달한다. 자사주는 상법상 의결권이 없어 실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유통주식 수는 2364만3458주로 줄어든다. 이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랑시코리아의 실질 의결권 지분율은 51.47%에 이른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최대주주의 지분 취득은 당사의 기업가치 대비 현재 주가 수준이 충분히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 아래 직접 주식을 매입해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전달하고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라며 “구체적인 자금조달 방식은 최대주주 자체의 판단에 따라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단기 매수와 의결권 과반 확보 배경에 대해서는 “8월 공시한 ‘거래계획보고서’에 거래 기간과 예정 금액이 명시돼 있었고, 최대주주는 공시된 기간 내에 이를 충실히 이행한 것”이라며 “긴급한 경영상 사유나 특정 의결권 비율 확보를 목적으로 단기간에 추진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아울러 “현재 정관 변경, 사업목적 추가, 대규모 조직 개편 등 구체적으로 추진 중인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시장 일각에서 나오는 배당 재개나 자사주 소각, 자진 상장폐지 관측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아가방컴퍼니는 프리미엄 유아복 라인업 안착과 금융자산 처분 이익 등에 힘입어 올 상반기 연결 매출 989억원, 영업이익 93억원을 기록했으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0.8% 급증한 144억원을 달성했다. 반기 만에 지난해 연간 순이익(106억원)을 넘어섰고, 부채비율은 32.1%에 불과하다. 미처분이익잉여금이 1500억원을 넘어서면서, 의결권 과반을 확보한 랑시코리아가 배당을 재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에 대해 사측은 “경영실적과 현금흐름, 재무상황 등을 종합 고려해 적법한 절차를 거쳐 결정할 사항으로 현재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자사주 소각과 관련해서는 “보유 중인 자기주식과 관련해 법령 및 제도 변경 사항을 검토 중이며 향후 결정 시 공시 규정에 따라 안내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최대주주 지분(37.00%)과 자사주(28.11%)의 합산 비중이 65.11%에 달해 시중 유통물량이 30%대 초반으로 축소되면서 불거진 공개매수를 통한 자진 상장폐지설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회사 관계자는 “공개매수를 통한 자진 상장폐지는 어떠한 계획도 검토하거나 추진하고 있지 않다”며 “이번 추가 지분 취득 역시 상장폐지와는 무관하며, 앞으로도 상장사로서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지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