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브라질 역대 첫 4선 대통령 위업⋯경제ㆍ시장 난관 직면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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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라, 아버지 보우소나루 이어 장남 꺾고 4선 성공
보우소나루 승리 베팅 시장은 당황
브라질 주식 관련 ETFㆍ헤알화 가치 급락

▲26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파울리스타 거리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이 대선 결선투표 승리 후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룰라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며 브라질 역대 최초로 통산 4선에 성공했다. (상파울루(브라질)/로이터연합뉴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중남미의 우파 집권 흐름에 제동을 걸며 브라질 최초의 4선 대통령에 올랐다. 그러나 예상 밖 승리에 동요하는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고 서민 경제를 회복해야 하는 난제를 떠안게 됐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브라질 고등선거재판소는 룰라 대통령이 이날 대통령선거 결선투표 최종 개표 결과 51.79%를 득표해 우파 자유당(PL)의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48.21%)을 약 443만 표 차이로 따돌리고 당선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27일 81세가 되는 룰라는 2002년과 2006년 대선에서 연달아 승리했다. 이후 부패 혐의로 수감됐다가 유죄판결이 무효화된 뒤 정치에 복귀해 2022년 자이르 보우소나루 당시 대통령을 꺾고 세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이번에는 그의 장남을 물리치며 1989년 브라질 민주화 이후 최초의 4선 대통령이 됐다.

룰라의 이번 승리로 중남미에서 확산하던 우파 집권 물결은 역내 최대 경제국 브라질의 문턱에서 제동이 걸렸다. 블룸버그는 룰라의 승리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영향력 확대에 맞서온 좌파 진영의 상징적 승리로 평가했다.

룰라는 이달 4일 1차 투표에서 뒤졌지만 결선투표 막판 역전했다. 1차 투표에서는 보우소나루가 47.03%로 룰라(45.16%)를 앞섰고, 결선 직전 여론조사도 보우소나루의 근소한 우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룰라 측이 저소득층 지원 확대와 가계부채 재조정 등 생활밀착형 정책으로 부동층을 공략하고 전통적 지지 기반인 북동부 빈곤 지역의 결집을 끌어낸 것이 주효했다. 룰라 대통령은 당선 후 “이번 선거는 나에게 많은 교훈을 줬다”며 “국정 운영 방식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의 네 번째 임기의 국정 운영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금융시장이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블룸버그는 투자자들이 보우소나루의 승리에 따른 재정 긴축과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하며 브라질 자산에 투자해왔지만 예상 밖 결과에 투자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26일 일본 증시에서 거래되는 브라질 주식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인 ‘넥스트펀드 보베스파 연계 ETF’는 15% 폭락으로 장을 마쳤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헤알화 관련 파생상품은 달러당 5.60헤알을 나타내며 23일 종가 대비 헤알화 가치가 10% 넘게 급락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이는 실제 현물환율을 나타내는 수치는 아니다.

현지 증권사 몬치브라부는 룰라 당선 시 대표 주가지수인 보베스파지수가 개장 첫 1시간 동안 11% 하락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보베스파지수가 10% 이상 하락하면 30분간 거래가 중단된다. 브라데스코자산운용의 브루누 푼샤우 최고경영자(CEO)는 “시장이 모든 자산의 가격을 다시 평가할 것”이라며 “모두가 예상하지 못한 결과에 당황하고 있다”고 말했다.

▲25일(현지시간)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극우 성향의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자유당(PL) 대통령 후보가 대선 결선투표 개표 결과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보우소나루 후보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에게 패배한 뒤 선거 무효 신청을 예고했다. (브라질리아/AFP연합뉴스)
룰라는 2023년 재집권 이후 복지 지출과 소비 확대에 주력했지만 재정적자와 국가부채를 억제하는 데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국가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80%를 넘어섰고 가계대출 연체율도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룰라는 재정 조정을 약속하면서도 복지정책을 희생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정치적 불확실성도 부담이다. 투표 마감 시간을 2시간 연장하는 연방대법관의 이례적인 결정으로 혼선이 빚어졌는데, 패배한 보우소나루 후보는 이를 문제 삼아 선거 무효 신청을 예고했다. 의회도 걸림돌이다. 4일 총선거에서 보우소나루의 자유당은 하원 121석과 상원 28석을 확보하며 내년 출범할 새 의회에서 양원 최대 정당으로 올라섰다. 우파 정당들과 연대하면 룰라의 복지 확대와 재정개혁에 제동을 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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