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發 AI 훈풍도 못 막은 반도체 급락…코스피 'W자 반등론'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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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하루 만에 3.52% 급락…이달 들어 20.6%↓
삼성전자 4%·SK하이닉스 5%대 하락…실적·주가 괴리 확대
메타 192조원 투자에도 냉랭…美 금리·빅테크 실적 분수령

▲(사진=AI 생성) (이미지=챗GPT)

미국 빅테크의 AI 투자 확대에도 국내 증시가 다시 급락하면서 코스피의 'W자 반등론'이 시험대에 올랐다. 메타가 최대 192조원 규모의 연간 설비투자 계획을 제시했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동반 급락했다. 반도체 기업의 실적 개선 기대와 주가 사이의 괴리가 커지는 가운데 증시 대기자금마저 감소하면서 코스피 6000선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도 높아지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증시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01.89포인트(3.52%) 내린 5533.77에 거래를 마쳤다. 21일 3.29% 급등하며 5700선을 회복했지만 하루 만에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이달 1일 6971.35와 비교하면 20.62% 급락했다. 6000선에 복귀하려면 현 수준에서 8.43% 올라야 한다.

지수 하락은 반도체 대형주가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4.03% 내린 21만4500원에 마감했다. SK하이닉스도 5.49% 급락한 122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 기대에도 매도 압력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AI 투자 지속성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며 기술주 중심으로 반등했지만 국내 증시는 전날 급등했던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되돌림이 나타났다”며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 종료와 3분기 실적 발표에 따른 추가 주주환원 방안이 향후 주가 흐름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에서는 AI 투자 확대 신호가 잇따르고 있다. 메타는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646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전체 설비투자 전망도 1350억~1450억달러(상단 약 192조원)로 제시했다. AI 인프라 확충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내 기업도 수혜를 구체화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엔비디아와 AI 반도체 패키지기판 장기 공급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세종과 부산 사업장에 전용 생산라인을 확충하고 공급 물량을 연평균 두 자릿수 이상 늘릴 계획이다. 글로벌 AI 투자가 국내 반도체 공급망의 실제 수주로 연결되는 사례다.

그러나 시장의 시선은 투자 규모보다 수익성으로 옮겨가고 있다. 메타의 3분기 매출은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했다. 대규모 법적 합의 비용이 반영된 영향이다. AI 투자 확대가 지속되더라도 투자비 회수와 현금창출 능력에 대한 검증은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반도체주의 저평가가 지나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KB증권은 코스피가 7월 29일 5262포인트와 10월 15일 5450포인트에서 두 차례 저점을 형성해 W자형 바닥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027년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각각 3.3배와 2.7배로 역사적 저평가 영역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AI 반도체 수요가 2028년까지 공급을 웃도는 가운데 11~12월에는 실적과 주가의 괴리가 좁혀질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투자심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90조2975억원으로 6거래일 연속 감소했다. 지난 1월 14일 이후 약 9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30조5138억원으로 8월 12일 이후 가장 낮았다.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고 있지만 적극적인 매수세가 돌아오지 않는 상황이다.

향후 미국의 주요 경제 일정이 반등 여부를 가를 전망이다. 23일 미국 제조업·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발표에 이어 27~2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린다. 다음 주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 아마존 등의 실적 발표에서는 AI 투자 지속성과 수익성이 검증된다.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도 정책 불확실성을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미국 국채금리 상승세가 진정되고 빅테크의 투자 확대가 국내 반도체 기업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진다면 반등의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반면 외국인 매도와 증시 자금 감소가 이어지면 저평가 매력만으로 상승 추세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 본부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가시성이 확대되고 있는 반면 주가는 역사적 저평가 영역에 진입했다”며 “11~12월에는 실적과 밸류에이션의 이례적인 괴리가 축소되면서 W자 반등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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