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진료 업계 “처방일 제한, 의료비 높이고 의사 판단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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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사업보다 강화된 의료법 시행규칙 12월 24일 시행 예정
원산협, 초진 ‘7일·30일’ 처방일수 제한 재검토 요청
“건강보험 지출 증가하고 의료진 판단 지나치게 제한”

▲22일 원격의료산업협의회가 서울 서초구 스페이스쉐어 강남센터에서 ‘의료법 시행규칙안 재검토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한 가운데 이슬 원격의료산업협의회 공동회장(닥터나우 준법감시·대외정책 이사)와 선재원 원격의료산업협의회 공동회장(메라키플레이스 공동대표)가 협의회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한성주 기자 hsj@)

비대면진료 플랫폼 업계가 초진 비대면진료 환자 대상 처방일수를 7일로 제한하는 정부의 방침이 불필요한 의료비 지출을 늘리고 의사의 판단을 제한할 것이라며 재검토를 촉구했다.

22일 원격의료산업협의회는 서울 서초구 스페이스쉐어 강남센터에서 ‘의료법 시행규칙안 재검토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이달 19일 입법예고한 의료법 시행규칙과 의료관계 행정처분 규칙 일부개정령안을 재고할 것을 요청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초진 비대면진료 환자 대상 처방일수는 7일 이내로 제한된다. 과거 진료 및 처방 이력이 있고 의사가 기존 치료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면 1회에 한해 최대 30일 처방할 수 있다. 비대면진료와 처방이 남발되는 상황을 막고 환자 안전을 보장한다는 취지다. 개정안은 12월 24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원산협은 문제와 해결 방식의 앞뒤가 맞지 않는 규제라며 비판했다. 규제로 환자의 안전성을 높이지 못하며, 오히려 경제적 부담만 가중한다는 지적이다.

선재원 원격의료산업협의회 공동회장(메라키플레이스 공동대표)은 “환자 안전에 우려가 있는 마약, 향정신성의약품, 비만치료제 등은 비대면 처방이 이미 금지돼 있어서 처방일수를 제한하는 조치로 안전성이 높아지는 효과는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30일이 지난 후 여러 번 대면진료를 받아야 해서 진료와 조제에 계속해서 비용과 시간을 소모하게 된다”라며 “그에 따라 건강보험 지출도 늘어나게 된다”라고 말했다.

개정안 시행 후 비대면진료를 이용했던 만성질환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호익 솔닥 대표는 “당뇨병, 만성질환 환자들이나 몸이 불편에 병원 방문이 어려운 환자들은 비대면진료가 단순히 편의 서비스가 아닌, 의료와 연결될 수 있게 해준 현실적인 선택지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의료 데이터를 통해 기존 진단, 처방, 검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면 처음 방문한 의료기관에서도 환자의 특정을 정확히 판단할 수 있다”라며 “환자 안전을 위해 일정한 제도적 기준은 필요하나, 그 기준이 의료진의 전문적 판단을 지나치게 제한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슬 원격의료산업협의회 공동회장(닥터나우 준법감시·대외정책 이사)은 정부를 향해 “비대면진료 해외 사례, 비용, 규제 영향을 면밀히 분석해 개정안을 재검토할 것을 요청한다”라며 “처방일수는 행정적 기준 아니라 환자의 진료이력과 건강 정보에 근거해 의사의 판단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의료계를 향해 “비대면진료 이용자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0% 이상이 ‘나를 비대면으로 진료한 의사를 신뢰한다’라고 응답했다”라며 “어렵게 도입된 비대면진료가 안착하려면 의료인들의 많은 참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의료인의 판단이 존중되고, 환자 안전이 보장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비대면진료는 시범사업으로 시행되고 있으며, 의료진의 판단 하에 초진 환자를 대상으로 최대 90일까지 처방할 수 있다. 같은 의료기관에서 6개월 이내 대면진료 이력이 있으면 재진 환자로 인정된다. 초진 비대면진료가 가능한 의원급 의료기관 지역은 제한이 없었으며, 의료기관은 매월 전체 진료의 30%까지 비대면진료를 할 수 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비대면진료가 허용되는 범위는 대폭 좁아진다. 초진 처방일수 7일·최대 30일 제한 이외에도, 재진 인정 조건이 ‘같은 의료기관에서 6개월 이내 같은 증상으로 진료받은 환자’로 까다로워진다. 또한 초진 비대면진료가 가능한 의원급 의료기관은 주소지 및 실거주지와 같은 시·도로 제한된다. 의료기관은 반기 총 진료의 30%, 의사 1인당 월평균 500건 이내로 비대면진료를 할 수 있다.

한편 의료계는 개정안의 처방일수 제한을 반드시 유지해야 하며, 향후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한약사회는 “7일 제한은 비대면진료가 대면진료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수단이라는 취지를 지키는 핵심 조항이며, 정부는 이 원칙을 고수해야 한다”라며 “예외 처방일수도 30일이 아니라 14일 수준으로 좁혀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직접 진찰 없이 이뤄지는 초진 처방을 7일 이내로 묶는 것은 환자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며 “초진 30일 처방 조항은 삭제하고, 예외가 필요하다면 14일 이내로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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