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임기 남은 사무처장 찍어내기 교체설…부산시의회, 정치적 중립성 흔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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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형 직위 계약기간 남았는데 조기 교체 추진…후임에 강무길 의장 비서실장 거론
의회 사무처는 의장 개인 조직 아냐…전문성·책임성보다 정치적 인연 앞섰나

▲부산시의회전경 (사진제공=부산시의회)

부산시의회 사무처장 교체설이 인사 원칙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계약기간이 남은 개방형 직위의 책임자를 임기 중 교체하려는 움직임에 현 강무길 의장의 비서실장인 이복조 전 부산시의원이 후임으로 거론되면서다.

논란의 핵심은 단순한 보직 이동이 아니다. 전문성과 책임성을 바탕으로 임용한 개방형 직위의 계약기간이 남았는데도 교체를 추진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의회 전체를 지원해야 할 사무처장 자리에 의장 비서실장을 기용하는 것이 정치적 중립성과 조직 운영의 독립성에 부합하는지다.

부산시의회 사무처는 의장 개인을 보좌하는 조직이 아니다. 여야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지원하고 의회 운영 전반을 뒷받침하는 공적 조직이다. 따라서 사무처장 인사는 특정 의장과의 관계보다 직무 전문성과 조직 관리 능력, 정치적 중립성을 우선해 판단해야 한다.

배병철 현 사무처장은 개방형 2급 공무원으로, 임기는 2027년 3월까지다. 2년의 계약기간이 보장돼 있고 이후 최대 3년까지 계약을 연장할 수 있도록 돼 있다. 하지만 내년 부산시 인사일정에 맞춰 시로 복귀할 것이 예상된다. 계약기간이 남은 2급 사무처장에서 원 보직인 3급으로 옮기는 상황이다.

배 처장은 사실관계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부산시 인사에 맞추어서 해야 이동 보직이 결정되는 부분이니 그에 따른 배려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부산시 인사 일정에 맞춘 이동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현직 처장의 이동 사유와 후임 인선의 타당성은 구분해 따져야 한다.

부산시 인사에 맞춰 보직을 조정할 필요가 있더라도, 그것이 계약기간이 남은 개방형 직위의 책임자를 조기에 교체하고 특정 인사를 후임으로 기용하는 근거가 되는 것은 아니다.

후임으로 거론되는 이 전 시의원은 현재 강무길 시의회 의장의 비서실장이다. 사하구의회 3선 의원 출신으로 제9대 부산시의회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지냈으며, 지난 7월 의장 비서실장에 임명됐다. 그가 사무처장으로 자리를 옮긴다면 임명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보직을 바꾸는 셈이다.

지방의회 경험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사무처장 직무에 필요한 전문성과 중립성이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의장을 가까이서 보좌해온 인사를 의회 전체를 지원하는 사무처장으로 기용하려면, 정치적 중립성과 조직 운영 능력을 어떻게 담보할 것인지 더 분명한 설명이 필요하다.

사무처장 교체는 의장 비서실장 인사로도 이어진다. 이 전 시의원이 사무처장으로 이동하면 비서실장 자리가 다시 공석이 된다.

사무처장 한 자리를 바꾸면서 또 다른 인사 수요가 생기는 구조다.

그렇더라도 인사 과정에서 제기되는 근본적인 질문은 남는다. 임기가 남은 개방형 직위의 책임자를 바꿔야 할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가. 후임자는 어떤 기준으로 선정되는가.

의회 사무처의 정치적 중립성과 전문성은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

개방형 직위에 계약기간을 두는 것은 단순한 형식이 아니다. 직무에 필요한 전문성을 확보하고, 임용된 사람이 예측 가능한 조건에서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장치다. 계약기간이 남았는데도 뚜렷한 사유와 기준 없이 교체가 추진된다면, 개방형 직위가 전문성을 위한 제도인지 인사권자의 필요에 따라 바꿀 수 있는 자리인지 의문을 낳을 수밖에 없다.

의장에게 인사권이 있다고 해서 그 권한이 의회 조직 전체를 사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의회 사무처는 특정 의장의 측근 조직이 아니라 시민과 의회를 위해 작동해야 하는 공적 조직이다. 인사권의 행사는 가능하지만, 그 결과가 정치적 중립성과 조직의 독립성을 훼손하지 않는지 설명할 책임도 따른다.

지역 정가에서는 현 사무처장이 시의장 선거 때 상대 후보에 가깝다라는 이야기가 있었고 그것이 빠른 교체로 이어졌다라는 설도 들린다. 기자의 질문에 배병철 사무처장은 "그 소문은 전혀 사실 무근이며, 당시 상대후보가 시의장 선거 절차에 대한 문의를 해와서 업무적으로 설명해 주었던 것 뿐"이라 잘라 말했다.

부산시의회가 답해야 할 것은 누가 다음 사무처장이 되느냐만이 아니다. 계약기간이 남은 사무처장을 교체하려는 이유는 무엇이며, 의장 비서실장을 후임으로 검토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납득할 만한 답을 내놓지 못한다면 이번 인사는 개방형 직위의 취지와 의회 사무처의 정치적 중립성을 흔드는 인사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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