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환산 지출은 33~34달러로 비슷…장기 체류 유도 중요
홍콩·싱가포르는 하루 40달러 웃돌아…국가별 특성도 고려

미국인 관광객은 일본인보다 한국 음식점에서 두 배 넘게 쓴다. 하지만 하루 지출액으로 따지면 차이는 1달러 남짓이다. 지갑을 여는 크기만큼 한국에 머무는 시간이 중요한 셈이다. 방한 관광객은 늘지만 평균 체류기간은 짧아지면서 더 많은 관광객을 데려오는 데서 한발 나아가 더 오래 머물게 할 전략이 필요해지고 있다.
22일 문화체육관광부의 ‘외래관광객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인 관광객의 1인당 음식점 지출액은 285.6달러(약 37만8000원)로 일본인(122.8달러)의 약 2.3배였다. 그러나 평균 체류기간도 미국인 8.3일, 일본인 3.7일로 약 2.2배 차이가 났다. 이를 하루 지출액으로 환산하면 각각 34.4달러와 33.2달러로 격차는 1.2달러에 그쳤다.
중국인도 하루 환산 음식점 지출액이 33.6달러로 미국·일본과 비슷했다. 홍콩(45.6달러)과 싱가포르(41.5달러)는 상대적으로 높아 체류기간과 함께 국가별 소비 특성에 따른 차이가 나타났다.
문제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증가하는 것과 달리 평균 체류기간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관광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2023년 1103만 명에서 2025년 1894만 명으로 71.7% 증가했지만, 평균 체류기간은 7.8일에서 6.5일로 단축됐다.
관광객 한 명이 국내에 머무는 시간이 이틀 가까이 짧아진 것이다. 방문객 수가 늘더라도 체류기간이 줄면 한 사람당 음식점을 찾고 지역 상권에서 소비할 기회는 그만큼 제한될 수 있다. 관광객 유치 실적과 함께 이들이 얼마나 오래 머물며 소비하는지도 살펴야 하는 이유다.
체류기간 확대는 관광수입 증가로도 이어질 수 있다. 한국은행이 올해 8월 발표한 ‘서비스수출 관점에서 본 관광산업의 성장효과와 정책 방향’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 체류기간인 6.5일을 기준으로 1.7일 늘어난 8.2일을 체류할 경우 다른 조건이 일정하다는 가정 아래 관광수출액은 25.4%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체류 연장은 음식점뿐 아니라 숙박·쇼핑·교통 등 다양한 분야의 소비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외식은 여행 중 반복해서 발생하는 소비인 만큼 체류일수가 늘면 지역 음식점을 이용할 기회도 많아진다. 이를 위해서는 먹거리를 개별 맛집 방문에서 지역 여행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통시장과 조리 체험을 주변 관광지와 연계하고 저녁에는 야시장이나 야간 공연을 즐긴 뒤 숙박할 수 있도록 동선을 구성하는 방식이다. 관광객이 지역에서 하루를 채워 보낼 만한 콘텐츠를 갖추는 것이 핵심이다.
김남조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관광객의 체류기간이 길어질수록 소비 기회가 늘어나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이에 지방자치단체들도 미식관광뿐 아니라 숙박을 유도하는 야간관광 등 다양한 체류형 관광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외국인 관광객들은 지역 명소를 방문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맛집까지 경험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