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가구 자산 4.9% 늘 때 2030은 감소…집값 고공행진에 내 집 마련도 난망
노동·저축 통한 계층 이동 한계…세대 간 격차 사회갈등 넘어 미래 위협

프랑스 청년들의 절망이 거리에 쌓였다. 치솟는 생활비와 불안한 미래에 대한 분노가 대규모 시위로 번졌고 주요 도시는 방화와 약탈로 얼룩졌다. 한국의 청년들도 녹록지 않은 현실에 놓였다. 한국 경제의 일자리와 자산은 늘고 있지만 청년들의 몫은 오히려 줄고 있다.
전체 취업자가 증가하는 동안 청년 일자리는 47개월 연속 감소했고, 가계 자산이 불어나는 사이 청년층 자산은 뒷걸음질쳤다. 취업부터 주거, 자산 형성까지 경제적 자립의 사다리가 흔들리면서 부모의 경제력이 청년의 미래를 좌우하는 구조가 굳어졌다. 프랑스 청년들의 불만이 거리에서 폭발했다면 한국 청년들의 위기는 경제지표 곳곳에서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20일 국가데이터처 등에 따르면 청년층의 경제적 기반은 고용과 자산, 부채 상환, 주거 등 생애주기 전반에서 약화하고 있다. 지난달 전체 취업자는 전년보다 11만3000명 늘었지만 15~29세 청년 취업자는 14만7000명 감소했다. 청년 취업자는 47개월 연속 줄었고 고용률도 44.0%로 1.1%포인트(p) 하락하며 29개월째 내림세를 이어갔다. 청년 실업률은 5.4%로 0.6%p 상승했다.
취업문을 통과해도 자산 격차가 기다린다. ‘2025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 전체 가구의 평균 자산은 5억6678만원으로 전년보다 4.9% 늘었다. 반면 가구주가 39세 이하인 가구의 평균 자산은 3억1498만원으로 0.3% 감소했다. 40대와 50대 가구의 자산이 각각 7.7%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빚을 감당하지 못하는 청년들도 늘어날 위험에 놓였다.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20대 이하의 카드론 6개월 이상 연체율은 0.33%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고금리 단기대출인 현금서비스의 6개월 이상 연체율은 30대가 0.49%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거 사다리도 가파르게 높아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 월세 가격은 전년 동월보다 서울 8.19%, 전국 3.73% 상승했다.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청년가구 비율도 2023년 6.1%에서 2024년 8.2%로 높아졌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해 2월 첫째 주부터 88주 연속 오르며 역대 최장 상승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최소 주거면적과 전용 부엌·화장실 등 필수 생활시설을 확보하지 못해 기본적인 주거 여건조차 충족하지 못하는 청년가구 비율도 2023년 6.1%에서 2024년 8.2%로 증가했다.
문제는 이러한 격차가 세대 간 불평등을 넘어 청년세대 내부의 양극화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노동소득만으로 자산을 축적하기 어려워질수록 부모의 경제력이 청년의 출발선과 미래를 좌우하게 된다. 경제적 자립 지연이 소비 위축과 주거 독립, 혼인·출산 지연으로 이어지면 한국 경제의 성장잠재력까지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진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술 발전의 성과가 인적·물적 자본을 보유한 계층에 집중되면서 경제적 격차가 확대되는 구조”라며 “청년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서는 고용과 주거 문제에 대한 대응과 함께 자산 격차를 완화할 재분배 정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