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안경 부정행위 형사처벌?…법조계 ‘업무방해죄 성립’ 의견 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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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자체 제재와 형사처벌은 별개…업무방해죄 성립 쟁점
“착용만으로 위계”...“형사처벌 신중히 접근해야”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AI 스마트 안경을 착용한 수험생의 부정행위 사례가 잇따라 적발되면서 형사처벌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대학은 교육부 지침과 자체 규정에 따라 수험생의 응시 자격을 제한할 수 있지만, AI 안경을 착용한 것을 두고 업무방해죄가 성립하는지는 법조계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AI 안경 부정행위의 형사처벌 여부는 감독관을 속이는 행위가 있었는지, 시험 감독 업무를 방해할 위험이 발생했는지 등이 주요 쟁점이다. 실제 AI 기능을 사용하지 않았더라도 이러한 요건이 충족됐다면 업무방해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해석과 단순 착용만으로는 처벌이 어렵다는 견해가 맞선다.

형법 제314조는 위계 또는 위력으로 다른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위계란 상대방에게 오인이나 착각을 일으키게 하고 이를 이용하는 행위를 뜻한다.

대법원은 과거 시험 부정행위에 대한 형사책임을 인정한 바 있다. 대법원은 1991년 대학원 입학시험 문제를 사전에 입수한 뒤 시험장에서 이를 활용한 수험생들에게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정상적으로 시험에 응시한 것처럼 감독관을 속여 공정한 입시 감독 업무를 방해했다고 본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실제 시험장에서 AI 기능을 활용하지 않았더라도 업무방해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업무방해죄는 현실적으로 업무가 방해되는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업무방해의 위험이 발생하면 성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곽준호 법무법인 청 변호사는 “AI 안경을 착용하고 시험장에 들어간 것 자체가 커닝 페이퍼를 가지고 들어간 것과 마찬가지”라며 “일반 안경인 것처럼 속여서 가져간 행위 자체가 위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업무방해죄는 미수범 처벌 규정이 없는 대신 유죄 인정 범위가 상당히 넓은 편”이라며 “실제로 AI 기능을 사용하지 않았더라도 안경을 착용만으로 업무방해죄가 성립할 소지가 크다”고 덧붙였다.

반면 단순 착용만으로 형사처벌하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대학 규정 위반에 따른 제재와 형법상 업무방해죄의 성립 요건은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는 취지다.

허윤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는 “시험 도중 일반 안경을 AI 안경으로 바꿔 착용했다면 감독관의 적발을 피하려는 고의가 있었다고 볼 여지가 있다”면서도 “형사처벌을 위해서는 실제 업무방해가 있었는지, 범죄가 성립하는 단계에 이르렀는지까지 자세히 따져야 한다”고 했다.

허 변호사는 “AI를 이용한 시험 부정행위는 공정한 경쟁을 침해하므로 엄격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AI 사용 여부, 감독관을 속인 경위 등에 따라 형사처벌 결론은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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