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전자기기 적발 방식과 유사…대학가 "기술적 대응 한계"

교육부가 부정행위 수법 노출을 우려해 비공개에 부친 AI 스마트 안경 감독 지침의 핵심은 '육안 검사'이었다. 감독관이 안경테의 카메라 구멍과 충전단자 등을 직접 살펴보는 것은 물론, 수험생이 반지나 손목 밴드를 만지는 행동까지 관찰하도록 했다. 그러나 기존 휴대전화나 이어폰 등 전자기기를 검사하고 적발 시 부정행위로 처리하는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아 실효성 논란이 예상된다.
20일 본지가 확보한 교육부의 '스마트안경 관련 감독관 유의사항 등 시청각자료'와 '스마트안경 식별 요령 및 대응 관련 참고자료'에 따르면 교육부는 15일 전국 4년제 대학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관련 공문을 발송하고 스마트 안경 식별 방법과 적발 시 조치 절차를 안내했다.
자료에는 스마트 안경의 외형적 특징과 수험생의 의심 행동, 시험 전후 확인 절차 등이 구체적으로 담겼다. 교육부는 수험생 본인 확인과 휴대 가능 시계 확인 시간 등을 활용해 스마트 안경 착용 여부를 관찰하도록 했다.
스마트 안경의 주요 식별 기준으로는 렌즈 부분의 푸른빛 사각형 등 투명하지 않은 디스플레이와 안경테 전면 좌우 또는 중앙에 있는 카메라 구멍이 제시됐다. 이 밖에도 일반 안경보다 두꺼운 안경다리와 충전단자, USB 포트, 발광다이오드(LED) 표시등, 전원 버튼 등도 확인하도록 했다.

수험생의 행동을 통한 식별 요령도 포함됐다. 스마트 안경과 유사한 외형의 안경을 착용한 수험생이 안경다리나 손가락에 낀 반지, 손목 밴드를 자주 만지는 경우 터치 센서를 조작하는 행동일 수 있다고 안내했다. 시험 중 안경 위치를 계속 조정하거나 몇 초간 허공을 바라보는 듯한 행동, 특정 방향을 반복적으로 응시하는 모습도 의심 사례로 제시됐다.
확인 절차는 시험 시작 전과 시험 중으로 구분된다. 시험 시작 전 스마트 안경 착용이 의심되면 수험생에게 직접 안경을 벗어 책상 위에 놓도록 정중하게 요청한 뒤 외형을 점검하도록 했다. 수험생이 감독관의 확인 요구에 불응하면 부정행위로 처리될 수 있다는 점도 안내하도록 했다.
반면 시험이 시작된 이후에는 즉각적인 확인을 제한했다. 시험 도중 스마트 안경 착용이 의심되더라도 즉시 확인하지 않고 주의 깊게 관찰하다가 시험 종료령이 울리고 문제지와 답안지 수거가 모두 완료된 시점에 확인하도록 했다.
이는 부정행위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험생의 시험을 방해하거나 불필요한 민원이 발생하는 일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부정행위가 실제로 진행 중이어도 시험 종료 전까지 확인하기 어려워 사전 차단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는 스마트 안경 관련 부정행위를 행위 유형에 따라 구분했다. 시험 중 스마트 안경 등 스마트 기기를 사용하거나 착용한 경우에는 '부정행위 3호'에 해당해 중대한 부정행위로 처리된다. 반면 스마트 안경을 사용하지 않고 단순히 반입하거나 소지한 경우에는 '부정행위 9호'를 적용해 경미한 부정행위로 처리하도록 했다. 감독관의 확인 요구에 불응하면 심의를 거쳐 부정행위 3호에 준하는 중대한 부정행위로 조치할 수 있도록 했다.
교육부는 앞서 부정행위 수법 노출을 우려해 구체적인 감독 방법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병익 교육부 대변인은 지난 19일 정례브리핑에서 "적발 방법을 공개하면 이를 회피하는 방법을 연구할 수 있다는 걱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제 감독 지침에서 제시된 적발 방식은 안경의 외형적 특징과 수험생의 행동을 관찰하는 데 집중 돼 스마트 안경을 적발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A 대학 입학처 관계자는 "스마트 안경은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 이를 적발하려면 별도의 탐지 장비 등 기술적 수단이 필요하지만, 현재로서는 감독관의 육안 확인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스마트 안경의 종류와 특징을 파악하고 적발 시 조치하는 방식도 기존 휴대전화나 이어폰 등 전자기기 부정행위 관리 절차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