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엔 “마지막 폭탄 누가 잡나”…투자 과세 형평성 문제 제기
개혁 반발엔 “과잉 자신감 있었을 수도”…특별감찰관 임명 추진 검토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최근 증시 급락에 대해 “조정 과정이 불가피하다”면서 정부의 직접적인 시장 개입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다만 국내 증시가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며 조만간 종합보고를 받고 필요한 정책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과거 주택 공급 급감의 여파로 2028년 이후에야 공급이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출 규제에 따른 실수요자 피해를 최소화하고 부동산 투자에 대한 과세 형평성을 높여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국정 개혁 과정에서 나타난 반발에 대해서는 '과잉 자신감'이 있었다며 자신의 책임을 인정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을 예고 없이 찾아 출입기자들과 오찬을 함께한 뒤 약 90분간 차담회를 갖고 증시와 부동산을 비롯한 경제 현안과 정치·외교안보 등 국정운영 전반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번 방문은 이달 16일 취임 500일을 맞은 이후 이뤄진 소통 행보다.
이 대통령은 최근 주가 하락에 따른 투자자들의 불안과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평가액 감소 등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과거와 다르게 정부가 금융시장, 증권시장 이런 데 직접 개입하기 어렵다.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정부가 주가 등락에 인위적으로 관여할 경우 시장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도 “대한민국 주식시장은 매우 저평가된 게 사실”이라며 기업 지배구조와 시장의 투명성, 지정학적 위험, 산업·경제정책의 불확실성 등을 저평가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정부의 첨단산업 육성 정책 등으로 산업·경제정책의 불확실성은 상당 부분 개선됐지만 시장과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불신은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이 대통령은 “주식시장의 정상화를 위해서 정책적으로 해야 될 일이 뭔가 계속 체크하고 있다”며 “조만간 종합보고 받고 필요한 조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주 존중 문화 정착과 지배경영권 남용 방지 등을 주요 과제로 꼽으며 새로 출범한 중대범죄수사청에 화이트칼라 범죄와 증권·금융범죄에 엄정하게 대응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과도한 가격 상승에 따른 위험을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전체적으로 본다면 언젠가는 사고 난다. 마지막 폭탄 누가 잡을 것이냐”며 “빚내서 집 산다, 빚내서 집 사면 돈이 된다. 이게 너무 오랫동안 사람들 머리에 각인됐다”고 지적했다.
대출 규제로 어려움을 겪는 실수요자들의 사정은 고려해야 하지만 일률적으로 규제를 완화하면 집값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타냈다. 이 대통령은 “정부 정책이 좀 더 세밀해질 필요 있다”며 분양 계약자의 중도금·잔금 대출 등 개별적인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도록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세제에 대해서도 과세 형평성을 강조했다.
주택 공급과 관련해서는 2022년부터 공급이 급격히 감소한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하며 “2028년 이후에야 공급이 정상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 세제와 관련해서는 조세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통령은 “이상하게 부동산 투자하면 세금 거의 없다시피 해”라며 “조세 정의에도 바람직하지 않아. 정상적으로 하자”고 말했다. 다만 실제 거주를 위해 구입한 주택에 대해서는 예외적인 고려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통상정책과 관련해서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농축수산업계의 반발과 불신을 고려해 연내 가입 신청을 미루겠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 영토 넓혀야 한다는 건 피해서도 안 되고 피할 수도 없는 국가적 과제”라면서도 “이해관계 조정하는 게 정부가 할 일”고 설명했다. 이어 며칠 내 농민단체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피해 보완 대책을 논의하겠다며 농어촌 지원기금 1조원 확충 약속도 이행하겠다고 덧붙였다.
국정 개혁 과정에서의 반발에 대해서는 자성의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저의 준비 부족, 과정 관리 부족이 제일 큰 원인 아니었을까 싶다”며 “개혁과제들을 수행해 나가는데 제가 이제 일종의 과잉 자신감이었을 수 있겠다”고 말했다. 이어 개혁으로 손해를 보는 사람들에 대한 설득과 공감, 위로가 부족했다며 “진심이 제대로 전달되고 있나 깊이 반성한다. 제일 큰 원인은 저”라고 밝혔다.
개혁 과제의 속도 조절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너무 많은 걸 한꺼번에 하자니 속도조절이 필요하지 않냐, 이런 지적도 한다. 일리 있겠다고 생각한다”며 반드시 필요한 과제는 적절한 시점과 방법을 선택해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특별감찰관 임명과 관련해서는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추진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빨리 임명하는 게 좋겠다 계속 요청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 수 있는 방법 없나 알아보라고 해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경찰청장과 법무부 장관 인선이 늦어지는 데 대해서는 내란 사태 이후 문책 등으로 인사 여건이 어려워졌다며 적임자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작전통제권에 대해서는 조기 환수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전작권은 지금까지 전환 표현을 썼는데 그 표현보다 환수, 환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반드시 조기에 환수해야 되고,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고, 한미 간 협의도 기본적으로는 돌려받는 쪽으로 잘 협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정보원과 미국 정보기관 간 불협화음 논란에 대해서는 양측의 이견을 인정하면서도 심각한 갈등으로 확대 해석하는 데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각 국가들은 각자 국익을 추구한다. 의견이 다른 건 당연하다”며 국가 간 이견 자체보다 이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잦아진 SNS 활동에 대해서는 국민과의 직접 소통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국민과 소통하는 방식이 가볍다는 비판에 동의하기 어렵다”면서도 “어떻게 하면 꼬투리를 덜 잡힐까 고민은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SNS를 넘어 기자들과의 대화 등 대면 소통 기회를 확대하고 소통 방식도 다양화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