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대규 교보생명 대표, 본업 성장에 지주사 전환까지⋯'교보맨'의 승부수 [보험 CEO 연임 레이스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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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전환 TF 이끌며 사업 다각화 추진
보험손익 감소는 과제⋯2027년 3월 임기 만료

임기 막바지에 접어든 주요 보험사 수장들의 거취에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간 쌓은 실적과 수익성, 신사업 성과는 연임을 뒷받침하는 요인이지만 건전성 관리와 내부통제, 소비자보호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여기에 각 회사의 인사 관행과 지배구조 등이 맞물리면서 연임을 둘러싼 셈법은 더욱 복잡하다. 임기 만료를 앞둔 CEO들의 재임 기간 성과와 과제를 살펴보고, 연임을 좌우할 변수와 연말 인사의 향방을 짚어본다.

조대규 교보생명 대표의 경영 성적표에는 엇갈린 두 숫자가 적혀 있다.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 증가율 51.5%와 별도 당기순이익 감소율 18.2%다. 당장의 이익은 줄었지만 미래에 벌어들일 이익은 크게 늘었다. 여기에 금융지주사 전환을 통한 사업 다각화까지 추진하면서 조 대표의 경영 행보는 보험사업을 넘어 그룹의 미래를 설계하는 데까지 확장됐다.

2027년 3월 첫 임기 만료를 앞둔 조 대표의 연임 경쟁력도 이 지점에서 갈릴 전망이다. 지난 3년간 다져 놓은 성장 기반과 사업구조 개편 성과를 얼마나 인정받을지, 나아가 이를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미래이익 51% 성장'…보험 영업 체질 바꾼 35년 교보맨

조 대표가 취임 이후 가장 공을 들인 분야는 보험 본업이다. 저출산·고령화로 생명보험 시장의 성장 여력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건강보험 등 보장성 상품을 확대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단기 판매 실적보다 장기간 안정적으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보험계약을 확보하는 데 무게를 뒀다.

성과는 숫자로 나타났다. 교보생명의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신계약 CSM은 8060억원으로 전년 동기(5320억원)보다 51.5% 급증했다. 같은 기간 보유계약 CSM도 6조2411억원에서 6조9250억원으로 11.0% 늘었다. 지난해 말(6조5110억원)과 비교해도 4140억원 증가했다.

CSM은 보험계약을 통해 앞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이다. 계약 기간에 걸쳐 이익으로 인식된다는 점에서 보험사의 중장기 수익성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신계약 CSM이 큰 폭으로 늘었다는 것은 향후 이익으로 전환될 수 있는 기반이 그만큼 확대됐다는 의미다.

이러한 영업 전략에는 조 대표의 오랜 현장 경험이 녹아 있다. 1989년 교보생명에 입사한 그는 FP본부장과 영업교육담당, 전략기획담당, 지속경영기획실장 등을 거쳤다. 영업 현장부터 경영전략까지 두루 경험한 정통 '교보맨'이다. 2024년 3월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한 이후에는 신창재 회장과 각자대표 체제에서 보험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조 대표의 강점은 보험 영업의 현장 경험과 중장기 전략 수립 역량을 함께 갖췄다는 데 있다. 취임 이후 보장성보험 중심으로 상품·영업 경쟁력을 강화한 것도 이러한 이력과 맞닿아 있다.

보험사 CEO 넘어 그룹 설계자로…지주사 전환에도 승부수

조 대표를 평가할 때 보험 실적만큼 주목해야 할 대목은 금융지주사 전환이다. 단순히 보험사업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역할에 머물지 않고 그룹의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작업에도 깊숙이 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지주사 전환은 조 대표가 대표이사에 오르기 전부터 관여해 온 과제다. 2023년 지속경영기획실장 재직 당시 지주사 전환을 위한 구조개선 태스크포스(TF)를 총괄했다. 대표 취임 이후에도 이를 미래환경대응TF로 개편해 직속으로 두고 관련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교보생명이 추진하는 변화의 핵심은 보험업 의존도를 낮추고 금융사업 전반으로 수익 기반을 넓히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추진된 대표적인 사업이 SBI저축은행 인수다. 교보생명은 올해 4월 SBI저축은행 지분 50%+1주를 단계적으로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상반기 연결 실적에는 SBI저축은행 편입 효과가 반영됐다.

사업 다각화의 효과는 연결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교보생명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70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0% 증가했다. SBI저축은행 편입 효과와 교보증권 등 자회사 실적 개선이 반영된 결과다.

보험 본업에서는 미래 수익 기반을 확대하고, 비보험 부문에서는 새로운 이익 창출원을 확보하는 전략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특히 금융지주사 전환은 특정 사업의 실적 개선을 넘어 교보생명의 장기 성장구조를 바꾸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조 대표는 보험사업의 성장을 책임지는 동시에 그룹 차원의 사업 다각화를 뒷받침하는 역할까지 맡고 있다.

미래이익은 늘었지만 현재이익은 감소…'3년 교체' 관행 넘을까

물론 조 대표에게 남은 과제도 뚜렷하다. 미래 수익 기반이 확대된 것과 달리 보험 본업의 당장 수익성은 뒷걸음질쳤다.

교보생명의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47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2% 감소했다. 보험손익은 2275억원으로 10.3%, 투자손익은 4038억원으로 18.7% 각각 줄었다.

연결 순이익이 21.0%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비보험 계열사의 실적 개선이 그룹 전체 이익을 끌어올린 반면 보험 본업에서는 수익성 둔화가 나타난 것이다. 조 대표가 확보한 미래 이익 기반을 실제 손익 개선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는 이유다.

연임을 둘러싼 또 다른 변수는 교보생명의 인사 관행이다. 교보생명은 2019년 각자대표 체제 도입 이후 보험사업 담당 대표가 첫 3년 임기를 마치고 교체되는 흐름을 보여왔다. 전임 편정범 대표 역시 2024년 3월 임기 만료와 함께 물러났다.

다만 조 대표의 경우 보험 영업 경쟁력 강화뿐 아니라 금융지주사 전환이라는 중장기 과제까지 맡고 있다는 점이 차별화된다. 사업구조 개편의 연속성이 경영진 인선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도 관심사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조 대표 취임 이후 보험업 본연의 경쟁력 강화와 내실 있는 성장에 주력해 왔다”며 “특히 전속 설계사 조직의 경쟁력을 높이고 보장성보험 중심의 영업체질을 강화하는 등 영업조직의 질적 성장에 힘써 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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