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투자증권은 미국의 태양광 최저수입가격(MIP) 도입과 중국의 핵심 제조기술 수출통제가 맞물리면서 미국 생산기반과 독자 기술을 보유한 기업의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태양광 산업에서 앞으로는 미국 공장 보유 여부뿐 아니라 중국 기술 의존도를 낮추면서 생산성과 효율을 높일 수 있는지가 중요한 경쟁력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상무부와 과학기술부는 16일 탠덤 셀과 유동층 방식의 폴리실리콘 제조기술 등을 포함한 태양광 기술 12개 항목을 수출 금지·제한 목록에 추가하는 개정안을 공개했다. 주요 통제 대상에는 두께 70마이크로미터(㎛) 이하 초박형 웨이퍼 제조기술과 장비, 효율 30% 이상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 셀 기술, 대면적 탠덤 모듈 기술, 실란 유동층 폴리실리콘 공정과 장비 등이 포함됐다. TOPCon과 XBC, HJT 제조기술과 장비, 폴리실리콘 엔지니어링 기술도 제한 추진 대상에 올랐다.
중국 폴리실리콘 업체들도 톤당 4만3000위안의 판매가격 하한과 추가 감산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잉 경쟁에 따른 손실을 줄이는 동시에 축적한 기술의 해외 이전 속도를 관리하려는 움직임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IBK투자증권은 가격 방어와 기술 통제의 효과는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폴리실리콘 판매가격 하한은 업계가 제시한 자율적 기준이어서 높은 재고와 부진한 수요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반면 기술 통제는 중국의 특정 장비와 공정을 활용하려는 해외 태양광 업체에 실제 추가 비용과 시간을 요구할 수 있다. 현재 수출 금지·제한 목록 개정은 의견수렴 단계지만 대상 기술에 대한 수출 전 등록 의무는 발표일부터 적용됐다. 이에 따라 중국 기술을 활용해 해외 생산기지를 구축하려던 후발 업체의 투자 속도가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에서는 반대로 자국 생산업체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정책이 시행된다.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태양광 최저수입가격 제도가 12월4일부터 시행될 예정으로, 미국 현지 생산 제품의 가격 협상력을 높이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IBK투자증권은 이러한 변화가 한화솔루션에 긍정적인 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봤다. 미국 내 생산 기반을 확보하고 있는 한화솔루션은 MIP 시행을 통해 현지 생산 제품의 가격 협상력을 높일 수 있고, 중국의 기술 수출통제로 후발 경쟁업체의 진입 속도가 늦춰질 경우 기술 개발 시간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차세대 태양광 기술인 탠덤 셀 경쟁력이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탠덤 셀은 서로 다른 흡수층을 결합해 기존 단일 구조보다 높은 변환효율을 구현하는 기술로, 같은 면적에서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부지 확보가 어렵거나 면적당 발전량의 가치가 높은 시장에서 탠덤 기술의 경쟁력이 더욱 부각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한화솔루션 입장에서는 미국 설비의 투자비 회수 여건을 개선하면서 차세대 탠덤 기술의 양산 경쟁력을 확보할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 내 태양광 제품 가격 상승이 곧바로 업종 전체의 수익성 개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모듈 가격이 상승하면 발전사업자의 투자 부담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솔루션 역시 수입 셀과 소재 가격 상승, 미국 생산설비의 가동률 등을 함께 점검해야 한다는 평가다.
향후 재평가의 핵심은 미국 현지 생산으로 확보한 가격 협상력을 실제 이익과 현금흐름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 여부다. 또 탠덤 기술의 수율과 원가 경쟁력, 장기 신뢰성을 확보해 실제 장기 판매계약으로 연결하는 과정도 중요하다고 봤다. 이 연구원은 “생산 거점이 시장 접근성을 결정한다면 독자 기술은 그 시장에서 누릴 수익의 지속성을 결정할 것”이라며 “태양광 산업의 경쟁력이 단순한 생산능력 확보에서 기술 독립과 고효율 제품 양산 능력으로 이동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